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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1일(金)
文, 1년 前 ‘유엔 연설’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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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워싱턴 특파원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 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17년 9월 21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 말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나는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제사회의 노력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가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는 27일 문 대통령은 다시 유엔총회 연설장에 서게 된다. 문 대통령은 1년 전에 유엔총회에서 한 말을 어느 정도나 지켰을까.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에서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총회 연설이 무색할 정도다. 합의문에 담긴 비핵화 조치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발사 때 신형 9축자행발사대차(바퀴 축이 9개인 이동식 발사 차량)를 사용했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강선 등에 비밀 핵 시설을 갖춰놨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창리나 영변을 폐기한다고 해도 북한의 핵 능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영변 핵 시설은 미국의 상응 조치, 즉 종전선언 채택 여부를 보고 움직이겠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조치는 손에 잡히지 않는데 ‘안보리 결의 이행’에는 큰 구멍이 뚫렸다. 남북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유엔군사령부가 불허했던 철도는 물론 도로 연결 착공식을 올해 안에 하기로 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북한과 합작사업 및 대량현금 유입 등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공언한 것과 달리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곳곳에 구멍을 내왔다. 공동연락사무소 경유 반출 내역 미신고, 북한산 석탄 수입 수사 지연 의혹, 남북 공동철도조사 논란 등 비핵화 속도와 관계없이 남북관계 속도만 높여왔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비핵화라는 말만 했을 뿐 행동을 하지 않았고, 한국은 대북 제재라는 목소리만 높였을 뿐 행동은 반대였던 셈이다. 대북 제재는 나쁜 행동을 한 북한에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다. 물론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테이블에 삐딱하게 앉아서 대화에 성실히 나서지도, 불량한 태도를 바꾸지도 않는데 잘했다고 칭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그 회담에서 나온 비핵화 합의 등을 들어 한반도 평화론을 설파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가 보고 싶은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과연 문 대통령이 세계에 공언한 대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조치를 하고 있는지다. 1년 뒤 유엔총회에서 세계는 이에 대한 답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이다.

suk@munhwa.com
e-mail 김석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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