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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1일(金)
北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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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에 오른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을 기념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2t이 공군 수송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송이버섯은 크기와 품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추석을 앞두고 국내에서 자연산 송이가 ㎏당 90만 원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할 때 총 18억 원 상당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후에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송이버섯을 선물했다. 2000년엔 추석 전날 김용순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가 박재경 총정치국 부총국장, 림동옥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직접 송이버섯 3t을 갖고 왔다. 2007년엔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총 500상자 규모의 송이버섯 4t을 선물했다.

북한에서 자연산 송이버섯은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다. 주요 산지는 함경북도 회령, 청진, 칠보산, 함경남도 신포 일대인데 특히 칠보산 송이버섯을 으뜸으로 친다. 칠보산 송이버섯은 북한에서 우표로 발행됐을 정도다. 2000년과 2007년 북한이 선물한 것도 모두 칠보산 송이버섯이었다.

다소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이번 송이버섯 ‘선물’은 과거와 달리 제재 위반 시비를 부를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시대와 달리 북한 농산물은 제재 대상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는 북한 물품의 반입도 금지하고 있다. 당시 송이버섯을 포함한 교역이 전면 금지됐다. 유엔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화성-15형 도발 후 채택한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제2397호에서 북한 농산물을 수출금지품목으로 지정했다. 안보리 결의 제2371호에 명시됐던 북한 수산물 수출 전면 금지가 2397호에서는 농산물로까지 확대됐다.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북의 송이버섯 선물을 교역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제재의 취지를 약화시키는 간접 효과를 낼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8일 “완전한 유엔 대북 제재의 이행”을 강조했다.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재 무력화를 다시 경계한 셈이다. 청와대는 제재 위반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북녘 가족과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 중 고령자 우선으로 4000여 명을 선정, 500g씩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과하면 안 된다. 사소한 일일지라도 원칙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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