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韓 ‘중간선거前 미·북회담’ 추진하지만… 급할 것 없다는 美

- 靑 ‘내달 南北美회담’ 구상

靑관계자 “최대한 이른시일에
美北 또는 南北美회담 바람직”
11월 美중간선거 이전 열려야
올해까지 종전선언 가능 판단

美, 중간선거 의식않는 분위기
폼페이오 “시간 걸릴 것 알아”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중 2차 미·북 정상회담 및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11월 초 미 중간선거 전 종전선언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을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10월 중 미·북,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시일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의 10월 개최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늦어지더라도 연내에는 종전선언이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내용이나 남북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반응을 봤을 때 조기 회담 개최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의식해 대북 대화 정책을 유지한 측면이 있는 만큼 선거 전에 꼭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선뜻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재지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위해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늦어도 10월 초에는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투명하다. 북한을 다녀온 뒤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을 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간선거를 의식해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내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도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쉽지 않은 이유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남북정상회담 결과 보고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음을 인정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주한미군 위상, 한·미 동맹의 성격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