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자리 늘었다더니… 유효求人 인원 10만명대로 추락

정부 포털 ‘워크넷’ 분석

2010년 이후 20만명대 유지
제조업서 10만 → 7만명 급감
“정책 잘못됐다면 수정 필요”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포털 워크넷(www.work.go.kr)에 올라온 8월 말 현재 유효구인인원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이 늘고 임시·일용직이 줄어들어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21일 문화일보가 연도별 8월 기준으로 워크넷의 유효구인인원 현황을 분석했더니 △2009년 17만8544명 △2010년 29만7469명 △2011년 26만233명 △2012년 22만5224명 △2013년 23만7147명 △2014년 22만4531명 △2015년 23만1468명 △2016년 24만6088명 △2017년 23만8437명 △2018년 17만5249명으로 집계됐다. 꾸준히 20만 명대를 유지해온 인원도 10년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유효구인인원은 구인 신청일과 관계없이 해당 월 말일 시점에 마감되지 않은 유효한 전체 구인신청 건의 모집인원을 의미한다.

워크넷은 민간 일자리 포털보다 상대적으로 검증되고 양질인 구인 정보가 올라오는 편이다. 유효구인인원의 감소는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포털에서 양질의 구인 정보가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다.

유효구인인원의 감소는 제조업이 주도했다. 지난해 10만2714명이었던 유효구인인원은 올해 7만1516명으로 30.37%(3만1198명) 줄었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8546명에서 6648명으로 22.20%(1898명), 정보통신업은 4726명에서 4262명으로 9.82%(464명), 금융·보험업은 863명에서 805명으로 6.72%(58명) 감소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업종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최저임금 근로자와 저임금 근로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도·소매업도 2만681명에서 1만4285명으로 30.93%(6396명), 숙박·음식점업은 8957명에서 6919명으로 22.75%(2038명) 각각 감소했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사업 예산으로 올해 19조2312억 원보다 22% 증액한 23조4573억 원을 편성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환 없이 민간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념과 명분이 정책과 엮여있으면 말이 안 되는 정책인데도 중요한 정책처럼 포장되는 불합리한 일이 벌어진다”며 “정책이 잘못됐다면 수정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