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벽 허물어 ‘경쟁촉진·소비자 만족’ 두토끼 잡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혁신 앞으로… 김동연(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혁신성장 관계 장관회의

QR코드·전자화폐결제 등
새형태 해외결제 가능하게
항공사 마일리지 거래 허용

해외 거주자 서류증빙 없이
하루 5만달러까지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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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증권·카드사에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외환 분야의 규제 완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수수료 인하 경쟁도 벌어지는 등 금융회사 간 ‘업역 칸막이’를 없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또 외환 규정을 바꾸면 소비자가 외국 제휴 매장에서 상품을 살 때 은행이나 카드사를 통해 QR코드나 전자 화폐를 사용해 결제하는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오전 혁신성장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 성장과 수요자 중심 외환제도·감독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은행 이외 금융사의 업무 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증권사와 카드사가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이내의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또 금융 시설이 부족한 농어촌 주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간 3만 달러로 제한된 단위 농·수협의 송금 한도를 연간 5만 달러로 올린다. 현재는 은행이나 소액 해외송금업체를 통해야 국외 송금이 가능하다.

새로운 형태의 외국환 업무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QR코드 결제 등 새로운 형태의 전자지급수단을 활용한 해외 결제가 가능하도록 외국환거래 규정을 개정한다. 전자지급수단을 이용한 환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허용해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서비스 방식) 환전과 무인환전을 접합한 새로운 형태의 환전도 허용한다.

정부는 일정 기간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항공사 마일리지를 사고파는 것을 중개하거나 온라인으로 환전을 중개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외 거주자는 별도 서면 증빙 없이 구두 설명만으로 하루에 5만 달러까지 외화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해외 부동산을 살 때 미리 송금할 수 있는 계약금 한도는 최대 10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시중 은행별 환율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외환길잡이’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만들도록 했다. 매매기준율, 살 때·팔 때 환율과 수수료율뿐 아니라 공항 입점 은행 환전 수수료도 한 곳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제 송금, 환전 부분이 핀테크가 강한 부분으로 금융혁신 차원에서 규제 완화는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가 쉬운 것만 계속하려고 하면 안 되고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측에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특혜가 아닌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라는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황혜진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