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킹 트랜스포메이션>금융공기업, 지방이전 거론에 좌불안석

産銀·企銀·수출입銀·예보 등
정치셈법따라 추진 불만 팽배

금융 공기업들과 직원들이 정치권의 판단에 따라 두 번째 시련기를 맞을 전망이다.

여권에서 또다시 서울에 있는 금융 공기업을 지방으로 대규모 이전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 공기업 내부에서는 정치적 셈법에 따라 또다시 공기업을 희생시키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나온 것은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22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첫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후 현재까지 150여 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번에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KDB산업은행(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금융 공기업 및 국책은행이다. 이 대표의 연설 이후 언론에 이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 금융 공기업의 내부는 꽤 술렁이는 분위기다. 앞서 지방으로 이전했던 금융 공기업들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금융의 중심지인 서울에서 벗어나는 것은 비효율의 시작”이라며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마치 장기판에서 수를 두듯 금융 공기업의 지방이전을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관치”라고 지적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