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이 먼저 면담 요청’ 밝혀진 새 사실…辛회장 판결 어떤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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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공여 혐의’ 신동빈회장 항소심 선고 일주일 앞으로

“만남 2주전 朴측이 ‘만나자’
檢측 주장과 배치되는 증거”
안종범-김종덕도 오락가락
진술 신빙성에 문제점 제기

“매출 100조 육박하는 회사가
면세점 하나로 대통령 면담?”

뇌물 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2심 선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판 기간 새로 나온 증거들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롯데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회장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2심 선고가 오는 10월 5일 내려질 예정이다. 신 회장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번 항소심에서 판결에 영향을 줄 몇 가지 사실들이 새로 밝혀졌다. 검찰은 “신 회장이 2016년 3월 11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을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이를 신 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만남이 있기 2주 전인 2016년 2월 29일 안 전 수석이 신 회장에게 ‘대통령이 만나길 원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먼저 보냈던 것이 항소심에서 새로 밝혀졌다. 신 회장 변호인단 관계자는 “당시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무르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소집한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 대비하고 있었다”며 “신 회장이 면세점 청탁을 위해 대통령 단독 면담을 청탁했다는 검찰 측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신 회장을 법정구속으로 이끈 안 전 수석 진술의 신빙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첫 조사에서는 신 회장과의 만남 자체를 기억하지 못했으나, 검찰이 신 회장 일정표를 제시하자 “신 회장이 면세점 관련 애로사항을 이야기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다 지난 7월 2일 항소심 증인신문에서는 “신 회장과의 오찬에서 면세점 특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등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술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힘들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한다. 김 전 장관은 당시 대한스키협회장이었던 신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평창올림픽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항소심에서 2016년 1월 신 회장이 평창올림픽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설명하는 사진과 이메일이 증거로 제출됐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새로운 증거들과 무관하게 “매출 100조 원에 육박하는 재계 5대 그룹의 총수가 면세점 한 곳의 영업을 위해 대통령을 단독면담해 청탁할 정도가 되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선입견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