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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8일(金)
‘DMZ 공원’ 반세기史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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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문화부 부장

평양 정상회담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 철수, 역사유적 공동조사 등을 추진키로 하면서 DMZ를 비롯한 민북지역(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 두 정상은 앞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대립의 상징이던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최초의 남북 합의였다.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47년 전에도 있었다. 1971년 군사정전위원회에서 DMZ 지역을 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고, 유엔 측이 군사시설을 제거하고 민간 개방을 추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부에서도 평화공원 추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DMZ 중화기 철수, 경계초소 철수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거절로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도 DMZ 생태공원 사업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 때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기획단까지 구성하고 2000억 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편성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DMZ의 가치는 새삼 재조명됐으나 평화와 생태를 두 축으로 했다는 점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DMZ와 민북지역을 보는 시각은 대동소이했다.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DMZ 접경 13개 지방자치단체가 발족한 ‘DMZ 평화관광추진협의회’의 방향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협약서에서 지자체 간 연계협력사업 추진, 관광콘텐츠 개발 등으로 한반도 평화관광 생태 벨트를 만들겠다고 합의했다.

DMZ를 흔히 ‘자연생태의 보고’라 부른다. 하지만 민북지역을 비롯한 전방지구의 생태적 가치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전방지구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축사의 분변에 오염된 하천이 여럿이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개 사육장도 한두 곳이 아니다. 심지어 전방 군부대 정문 앞에 악취를 풍기는 개 도축장과 사육장이 있는 곳도 있다.

전방 산악지대의 생태보전도 군부대의 협조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수송 트럭이 별생각 없이 군락지에다 병력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겨울에 제설차량이 군락지 주변을 몇 번 오가는 것만으로도 서식지는 초토화된다. 민북 지역에 대한 생태보호가 군부대의 전투나 훈련에 우선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생태적 가치를 미처 알지 못하고 별생각 없이 훼손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자면 적어도 DMZ에 인접한 군부대에 한해서 생태나 환경보전을 담당할 인력을 따로 두어 운용하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훼손은 그나마 낫다. 어떤 식으로든 보호할 방법을 찾으면 되니 말이다. 더 기가 막힌 건 관광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후미진 전방 지구 마을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예산 따내기’가 목적인 것 같은 쓸모없는 관광 시설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 고성의 마달리 하천 옆에 흉물처럼 설치된 인공폭포다. 인적 없는 천변의 벌판에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세워진, 도대체 한 번이라도 가동한 적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인공 폭포는 대체 누가 만들자고 했고, 누가 예산 편성을 승인해줬을까. 혀를 찰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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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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