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폭로’ 파문 확산>沈 “靑 부당 회의수당” 추가폭로… 靑 “임용前 자문료 준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변칙 사용 및 청와대 보좌진 회의 자문료 부당 수령 의혹과 관련, 28일 오전 이정도(왼쪽 사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춘추관에서 해명기자회견에 나섰고 한국당 김성태(오른쪽 사진 왼쪽 두 번째) 원내대표와 심(〃첫 번째) 의원 등은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연합뉴스·김낙중 기자 sanjoong@

沈 “참모 261명 2억5000만원
기재부 예산지침 위반” 주장에

靑 “인수위없이 출범해 불가피
자문료 지급은 위반아냐” 반박

“前정권선 받지 않았다” 주장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이 내부 회의에 참석하고도 회의참석수당을 챙기는 등 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정부가 출범하는 바람에 정식 임명을 받지 못한 일부 직원에게 일시적으로 정책자문료를 지급한 것으로 지침 위반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여부를 둘러싼 심 의원 측과 청와대·정부 간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는 양상이다.

◇심재철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회의참석수당 부당 수령” = 심 의원은 이날 정부 재정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청와대 내부 회의에 참석하고도 회의참석수당 명목으로 회당 10만∼25만 원씩 부당 수령했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송인배 정무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이 각각 21차례 315만 원씩 수령했고,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5차례 75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홍일표 제도개혁비서관실 행정관은 각각 9차례 135만 원씩, 고민정 부대변인은 11차례 165만 원, 강태중 전 춘추관 행정관은 19차례 285만 원을 수령했다. 이들 직원에 대한 회의수당은 2017년 6월 14·15·19·21일에 지급됐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부당하게 지급한 수당은 총 261명, 1666회, 2억50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는 자신이 소속된 중앙관서 사무와 담당 업무에 대해서는 회의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대표적인 사례들만 분석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많은 직원이 부당하게 회의비를 받았을 것”이라며 “청와대 회의 참석자 중 정부 산하기관 담당자들도 있는데, 이들도 회의수당을 받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식 임용 전 규정대로 지급한 자문료”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이 수령한 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정식 임용 전에 받은 정책자문료”라고 반박했다. 윤 수석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와대 정식 직원으로 임용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넘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청와대 입장에서는 당장 업무를 수행할 방법이 없어 해당 분야 민간 전문가로 정책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문 횟수에 따라 규정대로 정식 자문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춘추관 브리핑에서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 인수위가 없었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 각 분야에서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로 정책자문위를 구성하고 하루 최고 15만 원씩, 일한 횟수만큼 작업 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6월 말까지 (정식 임명이 안 된 청와대 직원) 129명에게 4억6645만 원이 지급됐고, 나머지 올해 2월 말까지 지급됐다는 것은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민간 자문위원들에게 지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예산 담당 관계자는 “민간인에게 지급하는 전문가 자문료는 ‘2018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 중 ‘공무원교육훈련기관 및 교육훈련비예산’ 세부지침에 해당한다며 “외부 민간인이 자문이나 원고 작성 등 국가 업무에 조력한 경우, 그 사례금 지급에 대한 단가는 집행지침에서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전 정부, 정식 임명 전 회의수당 지급 안 해” = 심 의원은 청와대 반론에 대해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들은 2017년 5월부터 권한을 행사했다”며 “권한은 청와대 직원으로서 행사하고 돈은 민간인 신분으로 받았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이전 정부에서 청와대 직원은 모두 신원조회가 이뤄지는 한 달 반에서 두 달 동안 돈을 안 받고 일해 왔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현 청와대는 마치 회의수당을 지급하는 게 관례인 것처럼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윤희·유민환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