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압박에도… 印 ‘러시아 사드’ S-400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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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에 … 가성비 우수 판단
터키·이집트·카타르도 관심
美, 러 견제 힘 떨어질까 우려

인도가 다음 주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 첨단방공미사일(사진) 5개 포대를 러시아로부터 53억5000만 달러(약 6조 원)에 도입하는 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S-400을 도입한 나라들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러시아-인도 3국 관계가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27일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와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안보위원회는 S-400을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오는 10월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도 방문 시에 최종 서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세부적인 계약까지 조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R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정식 도입 전에 계약 금액의 15%를 미리 지불하고 나머지 금액은 실전 배치에 맞춰 건넬 예정이다. 양국은 24개월 이내에 S-400 미사일 1개 포대를 인도에 배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첫 도입은 2020년 말 전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S-400을 통해 기존 대공망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S-400은 가격은 사드(1개 포대 약 10억 달러)보다 약간 높지만, 러시아 정부는 미국과 같은 3중 방어체계(사드·패트리엇·이지스 어쇼어)가 가능하다며 홍보하고 있다. S-400은 한 번에 72기의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고 동시에 36기를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최대 요격 거리는 400㎞로 사드의 200㎞에 비해 2배 수준이고 스텔스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S-400의 성능이 실전에서 검증된 적은 아직 없다.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S-400을 도입한 인도 정부에 제재를 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일 러시아의 Su-35 전투기와 S-400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이유로 중국 국방부 산하 장비 개발 부서에 ‘러시아·이란·북한 통합제재법(CAATSA)’을 적용해 제재를 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까지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봉쇄 및 고립화 ‘전선’은 더욱 복잡해지게 된다. 최근에는 터키도 S-400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사지 더위크는 “이집트와 카타르 등도 CAATSA 조항에 따른 미국의 제재 부과 가능성을 놓고 눈치를 보면서 S-400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