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한계 따지지 않은 ‘재생에너지 앞으로’… 논란 예고

- 3차 에너지 워킹그룹 권고안

에너지 안보·수급 등 고려 미비
기술적 단점 놓치고 수치 낙관
신한울 3·4호기 문제 포함안돼
구성원 편향성 논란도 여전해
전문가 “실현가능한 목표 필요”

내달 2일 공개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전문가)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율 확대 권고안은 향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탈(脫)원전·에너지전환’ 정책에 호의적인 전문가들이 에너지 기본 계획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친정부적 편향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3차 에기본의 이 같은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8일 정부·국회 등에 따르면 ‘2040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최대 40%까지 확대한다’는 워킹그룹의 권고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적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에기본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권고안 핵심 내용은 에너지 안보 및 전력 등 에너지원(源) 전반의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제시돼야 한다. 그런데도 워킹그룹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확대에만 경도돼 기술적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는 단점을 고려하지 않고 ‘낙관적’ 수치만을 제시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 에너지 분야가 더 발전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부에 실현 가능한 목표를 권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앞서 2013년 2차 에기본 워킹그룹의 핵심 권고안이었던 ‘원전 (설비) 비중의 22∼29%’는 2008년 1차 에기본의 ‘원전 비중 41% 목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였다. 2차 에기본 권고안은 정부가 만든 1차 에기본의 비현실성을 없애고 바람직한 전원 믹스(조합)를 위한 조치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3차 애기본 권고안에서 신규 원전 건설 관련 내용은 아예 빠졌다. 가장 논란이 큰 신한울 3·4호기 건설 지속 여부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발표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낮춰 잡았던 전력 수요예측에 대한 수정 등의 내용은 권고안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차 에기본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회적 갈등 관리에 대한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권고안에서 언급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권고안의 90% 이상을 연말 최종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3차 에기본 워킹그룹은 지난 3월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구성원들의 편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에 경도된 인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음에도 산업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산업부는 3차 에기본 수립과정 내용도 ‘에너지전환정보센터’에 공개해 이번 3차 에기본이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문화일보 7월 26일자 6면 참조)

이에 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감 기간 중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