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지방교육채 15조 넘는데 여전히 ‘무상’ 골몰하는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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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교수 보고서

“신사업 추진할 여력없는데다
다른사업 삭감·축소해야 가능
공약 재검토뒤 취사선택해야”

지난 6년간 각 시·도 교육청이 발행한 지방교육채 총액이 15조 원을 넘어섰으며, 현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민선 3기 교육감들이 앞다퉈 공약으로 내건 무상복지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재정 여력이 없다는 분석 결과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여러 교육감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고교무상교육은 정부의 교육재정구조 개편 과정을 지켜본 후 결정하고 전체 공약도 재검토해 취사선택해야만 교육재정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일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의 ‘민선 3기 교육자치 시대의 지방교육재정 전망과 과제’ 보고서와 지방교육재정 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행한 지방교육채 총액은 15조7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방교육채는 교육청이 조세수입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채무다. 연도별로는 만3∼5세 유아에게 공통으로 제공하는 교육·보육 과정인 누리과정이 시작된 2012년 339억 원을 시작으로, 2014년 3조8022억 원, 2015년에는 6조1268억 원이 발행됐다. 송 교수는 “누리과정은 교육감 공약사업은 아니었으나 대규모 복지이자 계속 사업으로 다른 사업의 축소조정을 요구한 사업이었다”며 “교육사업의 경직성 때문에 다른 사업의 축소조정이 어렵자 재원마련을 위해 15조 원 이상의 지방교육채를 발행, 충당했는데 이런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법령이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민선 3기 교육감 후보자의 선거공약서와 5대 선거공약의 재원확보 대책이 매우 모호한 데다, 교육청 자체예산, 지자체 예산, 중앙정부 예산은 재원확보대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육감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은 실현 가능하지 않거나, 기존 교육재원의 전용 또는 삭감을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기 민선 교육감들은 고교무상교육, 친환경 무상급식, 공립유치원 확대, 공영형 사립유치원 육성 등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지만 각 지자체 의회는 체계적인 지방교육채 관리계획을 통한 부채 상환 추진을 주문하고 있다. 보고서는 “교육청 자체수입인 입학금, 수업료, 사용료 및 수수료, 자산수입 등은 모두 합쳐 7500억 원 남짓에 불과하고 앞으로 고교무상교육이 시행되면 없어질 재원”이라며 “민선교육감들은 재정안정화기금 설치와 함께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