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대표 증언대 세우는 국회…‘조세회피’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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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증인으로 대거채택 방침
출석 불응땐 檢고발까지 검토

“규제 사각·일자리 기여도 없어”
국내 IT기업 역차별 문제 점검

구글, 애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의 한국 법인 대표들이 이달 중순 국회에 대거 불려 나올 전망이다. 국회는 국내 IT 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사이 해외 IT 기업들이 국내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며 IT 생태계를 파괴하는 점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여야는 해외 IT 기업 한국 대표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국회 출석을 거부하면, 검찰 고발도 불사할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일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증인 명단 확정을 위한 간사협의를 개최하고, 2일 위원회 의결에 나선다. 오는 10일 열리는 과기정통부 국감에 나올 최종 증인 명단에는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리차드 윤 애플코리아 대표,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 해외 IT 기업 한국법인 대표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야당 관계자는 “해외 IT 기업 대표들에 대한 증인 채택에 여야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 대표들이 합리적 이유 없이 증인 출석 요구에 반복해서 불응할 경우, 검찰 고발 등 강한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해외 IT 기업이 고의적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국내에서 4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지만, 200억 원 안팎의 세금만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보다 매출이 적은 네이버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과방위는 해외 기업에 대한 공정 과세를 위해 현행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학계 및 업계 지적을 검토 중이다. 이 논의의 연장 선상에서 최근 과방위 김성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은 “현행 세법에 ‘용역의 수입’은 과세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은 오류가 있다”며 “디지털콘텐츠의 수입은 용역의 수입으로 볼 수 있어 부가가치세법 제3조에 ‘용역의 수입’이 추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IT 기업이 겪는 ‘역차별 해소’를 위한 법안도 대거 발의돼 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IT 기업이 의무적으로 한국에 서버를 설치하도록 했다. 변 의원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이용자의 콘텐츠에 대한 접속 경로를 변경해 이용자들이 서비스 속도 저하 등 불편을 겪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같은 달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해외 IT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하면 서비스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글로벌 콘텐츠 제공사업자는 서비스 품질에 대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고, 세금·고용 등에서 국내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