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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논설주간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1일(月)
新적폐와 ‘유은혜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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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논설주간

의원·장관 겸직의 부작용 심각
制憲부터 금지 당연시됐으나
3選개헌 때 바꾼 뒤 악성 진화

교육부총리 후보 총체적 문제
부적격자 중용은 新국정농단
보상人事에다 삼권분립 왜곡


상황 #1.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 표결이 진행된 지난해 9월 21일 김부겸·김현미·도종환·김영춘·김영주 장관은 국회에 나와 국회의원으로서 표결에 참여했다. 당초 김현미 장관은 건설 수주 지원을 위해 중동을 방문하고, 김부겸 장관은 뉴욕에서 개최될 정부파트너십 행사에 운영위원국 대표로 참석하고, 도종환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방청하고 평창 올림픽 홍보에 나설 예정이었다.

상황 #2.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 8개월 만인 지난 3월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후임인 이개호 의원은 지난 8월 인사청문회에서 “다음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라며 “임기는 1년 반 정도”라고 솔직히 답변했다. 법적 사퇴 시한에 앞서 공천 경쟁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하다. 이미 지난 추석 명절 때 인사 메시지를 ‘○○○선거구 국회의원’ 명의로 보낸 장관도 있다.

상황 #3. 총선을 몇 달 앞두고 2015년 12월 21일 개각에서 최경환·황우여 등 ‘의원 겸 장관’ 3명과 출마할 2명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빨리 선거구로 돌아가려고 먼저 입각한 사람이 먼저 물러나자는 ‘선입선출(先入先出)’ 주장까지 펼쳤다.

상황 #4. 진영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반년 만인 2013년 9월 사표를 던졌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가 공약 파기라며 반발했다는데, 정부 책임성보다 자신의 정치를 중시한 셈이다. 이미 인수위원회 때 그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점에서, 당초 장관직을 사양하는 게 옳았다. 진 의원은 ‘총리나 장관이 되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도 있어 더 황당하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앞의 두 사례는 문재인 정부, 뒤의 두 사례는 박근혜 정부 때 일이지만, 앞선 정부들에서도 의원·장관 겸직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난제는 회피하면서 인기 위주의 국정에만 나서거나, 장관직이 ‘정치 스펙’으로 전락하는 등 눈에 보이는 역기능만 해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본질적 문제는 대통령제의 토대인 삼권분립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제헌 헌법에 ‘국회의원은 지방의회 의원을 겸할 수 없다’고만 규정했으나 총리·국무위원 겸직 금지는 당연시됐고, 실제로 1962년 개헌에서 명문화됐다. 그런데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을 하면서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로 바꾸어 겸직 물꼬를 텄고, 그 뒤 악성 진화했다. 2013년 8월엔 국회법 제29조가 ‘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직 이외의 직을 겸할 수 없다’로 적시한 뒤 허용 직종을 열거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개정됐다. 겸직을 아예 제도화한 것이다. 헌법 근간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금지 명문(明文)이 없으니 하위법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 금지 조항이 없으니 입법으로 부여해도 된다는 발상만큼 터무니없다.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집권당의 보상 요구와 대통령의 당 장악 의도 때문이다.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를 내세우지만 제헌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가 훨씬 더 강하다. 정치인을 키우는 수단이라고 하지만 역대 대통령 중에 의원·장관을 동시에 했던 사람은 없다. 대표적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에서는 국무장관이 된 힐러리 클린턴, 존 케리 모두 대통령에 맞먹는다는 상원의원직을 깨끗이 버렸다. 이원집정제의 프랑스에서는 부득이 겸직하게 되면 의원 권한과 직무는 정지된다. 이렇게 하더라도 해당 선거구의 대의권(代議權)이 함께 정지되는 또 다른 위헌 소지는 남는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유은혜 의원의 경우, 겸직의 모든 부작용을 망라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의원직을 내놓더라도 부적격임을 청와대 국민청원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민주·진보 정부를 자임하고, 유 의원도 민주화 운동권 출신이다. 민주주의 원칙을 위협하고 국정 효율을 떨어뜨리는 잘못된 관행보다 더한 적폐가 있겠는가. 부적격자에게 중책을 주는 것보다 더한 농단이 있겠는가. 과거에도 그랬다는 식의 행태는 적폐 청산 아닌 적폐 축적일 뿐이다. 유 의원이 스스로 포기하거나,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국회법 29조를 제대로 고쳐 다시는 유 의원 같은 경우가 없도록 하자고 호소한다면, 그게 적폐 청산의 정도(正道)이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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