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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1일(月)
장필순 ‘소길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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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달빛이 내려와 이 밤을 비추고/ 바람 불어와 추억을 흔드네/ 떠나버린 그대 따뜻한 음성/ 이 밤 허공에 맴도네/ 왜 아무런 말도 없이/ 그대가 듣던 노래만 남긴 채’. 한국 대중음악계에 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면서 대표적인 여성 포크 가수인 장필순(55)이 가사를 쓰고 부른 노래 ‘낡은 앞치마’ 시작 부분이다. 작곡은 남성 듀오 더 클래식 멤버인 박용준이 했다. 애절한 듯하면서 다소 허스키한 음색으로 호소력 강하게 노래하는 장필순이 2013년 제7집 앨범을 낸 지 5년 만에 최근 발표한 제8집 ‘소길화(花)’에 담겼다. ‘한국의 레너드 코언’으로 일컬어지던 선배 조동진(1947∼2017)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장필순이 2005년 이주한 제주시 애월읍 ‘소가 다니는 길’이라는 뜻의 소길리 지명을 제목으로 차용한 그 앨범의 12곡 모두 듣는 사람의 가슴을 흔든다.

조동진이 타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사한 ‘저녁 바다’도 그중의 하나다. 조동익이 작곡한 그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눈 감아보면 흰 구름 언덕/ 지금은 어느 또 누가 돌아보는지/ 채우고 또 채우려 했었던 아쉬움을/ 비우고 또 비우려 했었던 그 기나긴/슬픔의 시간’. 조동희·조동익이 작사·작곡한 ‘그림’은 ‘무지개 호수 외로운 뱃길/ 흰 은하수 천천히 걸어/ 다다랐나요 꿈꾸던 그곳/ 오랜 시간 동안 날 지켜준/ 그대의 노래는 바람처럼/ 우리가 그리던 저 그림 속으로’ 하고 끝난다. 조동진·조동익 작사·작곡인 ‘아침을 맞으러’는 ‘저 들판 위 어둠 속에 그 누가 서 있을까/ 혼자 깨어 있을까/ 바람 잦은 언덕 위에 그 누가 찾아올까/ 땀 흘리며 오를까/ 슬픔의 강을 건너’ 하고 시작한다. ‘풀빛 이슬 냄새/ 새벽 별들이 쉬어가는 곳/ 저기 날 부르는/ 조그만 대문 느린 그림자’ 하는 노래 ‘집’은 이웃해 살던 이상순·이효리 부부가 장필순에게 어울린다며 선물했다고 한다.

장필순이 그 앨범 발표 기념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오는 13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의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연다. “상업적으로 얽히지 않은 주변 친구들이 선물한 곡들이어서 더 순수한 느낌이 들었다”며 “다른 사람의 곡을 받는 것은 이번으로 끝내게 되지 않을까 싶다”는 그의 더 깊어진 감성이 밴 노래가 제주 풍광 속에 별인 듯, 바람인 듯, 파도인 듯 청중의 가슴 가득히 밀려오는 자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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