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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4일(木)
데이터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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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선거 결과는 종종 여론조사를 배신한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상외의 승리를 가져다준 주역은 ‘샤이 지지층’이었다. 트럼프는 남부는 물론이고 북동부와 중서부에서도 선전했다. ‘깜둥이’란 구글 검색이 가장 많았던 곳과 일치한다. 버락 오바마가 과거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에 못 미쳤던 곳이기도 하다. 구글 검색의 장점은 데이터의 크기가 아니라 솔직함에 있다. 많은 여성이 ‘남편’과 같이 검색하는 단어는 ‘얼간이’다. 데이터는 현미경이나 망원경처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준다.

“20년 동안 지속된 정보기술(IT) 시대가 저물고 향후 30년간 데이터기술(DT) 시대가 열린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이 3년 전 한 말이다. 초연결의 세상에서 지난 2년간 생성된 데이터는 지난 5000년간 쌓인 것보다 많다. 그러나 의미 있게 사용되는 건 전체 데이터의 0.5% 정도라고 한다. 엄청난 매장량의 ‘21세기 원유’를 채굴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DT시대의 경쟁력이다. 구글·페이스북·아마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뚝 선 글로벌 기업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DT시대에 금맥을 캐는 주역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새롭고 유용한 것을 가려내는 직업이다. IT 시각에서 접근하는 데이터 관리자, 데이터 분석가와 달리 인문·과학 소양을 두루 갖춘 통찰력에 비즈니스 감각까지 겸비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1세기 가장 섹시한 일자리’로 꼽았고, 기업평가 전문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미국의 최고 일자리 50’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일 ‘데이터 연금술사’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태부족인 국내 현실을 타개하려는 자리다. 하지만 선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데이터 채굴을 막는 규제, ‘개·망·신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손보는 일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과 직결되는 빅데이터 활용에 미래가 걸려 있다. 경쟁국들이 개인정보 보호·활용의 슬기로운 조화를 통해 신산업에서 앞서가는 동안, 국내에선 보호 규제에 묶여 꼼짝달싹 못 한다. 빅데이터 활용 능력은 63개국 중 56위로 최하위권이다. IT시대에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한국이 DT시대엔 망신을 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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