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검찰 ‘강대강’ 대치… 법원, 누구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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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MB 1심 선고

MB측 139쪽 혐의 반박문서
징역 20년 구형한 檢도 맞서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의 1심 선고(5일)를 하루 앞둔 4일 검찰과 변호인단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선고일을 앞두고 139쪽에 달하는 ‘사실관계 쟁점 요약’ 문서를 공개하며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4일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339억 원에 달하는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횡령 주체와 삼성에서 받은 67억7400만 원의 뇌물 여부,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 등을 꼽는다. 거액의 횡령과 뇌물수수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벌금 150억 원에 달하는 중형 구형의 주된 이유였다.

◇다스 비자금은 누가 횡령…이명박? 김재정?=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초부터 다스 경영진에게 영업이익을 축소하는 방식의 분식회계를 지시, 비자금을 조성해 약 339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의심되는 처남 고 김재정 씨를 통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실제 김 씨는 이 전 대통령 소유 건물 3채의 임대 수입을 관리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김 씨가 재산 관리인이 아니라 횡령의 주체라고 주장한다. 김 씨로부터 이 전 대통령 측에 돈이 전달된 증거가 없고 오히려 김 씨가 주식 투자 실패 등 막대한 손실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으로 호화생활을 누렸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 김 씨로부터 2007년 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로 전달된 10억 원 역시 다스 비자금이 아니라 김 씨가 관리하던 이 전 대통령 소유 빌딩의 임대 수입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삼성 ‘프로젝트 M’의 실체는… MB? 만다린?= 이 전 대통령이 받는 뇌물 혐의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이다. 검찰은 삼성이 ‘프로젝트 M’이란 이름으로 다스의 미국 소송비 67억7400만 원을 대납했다고 주장한다.

삼성이 아킨 검프(다스 소송을 대리한 미국 로펌)에 송금한 내역 중에 끝에 프로젝트 M 등으로 기재된 것이 있는데, M이 MB(이 전 대통령)라는 것이다. 검찰의 벌금 구형액 150억 원도 이 금액을 기준으로 매겨졌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오해라는 입장이다. 프로젝트 M의 ‘M’은 만다린(Mandarin)의 약자로 삼성의 중국 사업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재판에서 ‘Samsung Electronics M Project’라는 홈페이지도 공개했다.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메모리 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변호인단은 이를 근거로 삼성에서 아킨 검프로 간 돈이 다스 소송비가 아니라 삼성의 이 같은 사업에 소요되는 아킨 검프의 로비 자금이라고 주장한다.

◇다스는 누가 경영… 이명박? 이상은?=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는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주요 혐의의 전제다. 본인 회사기 때문에 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삼성의 미국 소송비 대답에도 관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1987년 다스 설립 시 자본금을 이 전 대통령이 대고 2008년 2월까지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으로부터 매년 1회 정기적으로 ‘경영현황 대면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다스를 이 전 대통령 소유로 본다.

변호인단의 주장은 다르다. 김 전 사장의 모호한 진술이 있을 뿐 다스 자본금 3억9600만 원을 이 전 대통령이 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 역시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장) 것”이라고 말해왔다. 경영보고에 대해서는 “지시보다는 내용을 듣고 공감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경영 컨설팅이었는데 임직원들이 이 전 대통령의 소유로 추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