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났던 김기춘·조윤선, ‘화이트리스트’ 재수감되나

중앙지법, 내일 1심 선고
신동빈 롯데회장 항소심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비리에 연루된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5일 ‘법의 심판’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이날 오후 2시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에 우호적인 특정 보수단체들의 명단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예산 등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 조 전 수석 등에게 선고를 내린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전경련을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총 23억8900여만 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수석은 2015년 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31개 단체에 35억여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은 2014년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5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사건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띠는 만큼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이 불가피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앞서 두 사람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명단(블랙리스트)을 만들도록 지시한 혐의로도 기소돼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구속 기간이 만료돼 최근 석방됐으나, 이날 실형을 받으면 다시 구치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 조 전 수석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 및 추징금 45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312호 중법정에선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경영 비리 사건의 항소심 선고를 동시에 한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을 청탁하는 대가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총수 일가에 508억 원의 부당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주는 등 회사에 778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 원,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 비리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올 2월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선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