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제작 승인한 ‘신한울 주기기’ 나몰라라

두산重에 ‘공식 계약전’독촉
정권바뀐후 탈원전 가속화로
비용 떠넘기기…소송 불가피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중공업에 원전 신한울 3·4호기의 원자로 등 주기기 제작을 양사의 공식 계약 이전에 착수하도록 승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주자인 한수원이 제작비 최소 3200억 원에 달하는 주기기 제작을 승인하고도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 상황에 처하자 비용에 대해 ‘나 몰라라’하는 모양새다. 한수원은 또 신한울 3·4호기의 설계용역을 맡은 한국전력기술에는 탈원전 정책이 나오기도 전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설계용역 중지를 요청, 계약위반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수원과 두산중공업, 한전기술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두산중공업의 2015년 11월 25일 자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설비 계약 전 업무 착수 승인 요청 공문을 받은 후 이튿날인 11월 26일 업무 착수 수행을 승인했다. 한수원은 2016년 1월 18일에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건설허가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했다. 한수원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맞춰 완공(2022년)을 서둘렀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 상황에 놓이자 두산중공업에 비용을 주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문화일보 9월 11일자 1면 참조) 곽 의원은 “건설 허가조차 나지 않았을 때 주기기를 제작하라 독촉할 때는 언제고, 백지화 상황에 처하자 비용을 기업에 떠안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