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경기서 8골… ‘세리에A의 태풍’ 피옹테크

52억원 받고 제노아로 이적
호날두 이적료의 4%도 안돼

183㎝에도 본능적인 골 감각
위치선정 뛰어나 공중전 능해

쟁쟁한 후보 제치고 득점선두
공동 2위보다 무려 3골 앞서

폴란드 출신 공격수 크시슈토프 피옹테크(23·제노아)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를 휘젓고 있다.

피옹테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폴란드리그 크라토비아에서 제노아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400만 유로(약 52억 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함께 유럽 3대 리그로 꼽히는 세리에A에선 ‘헐값’이다. 피옹테크의 몸값은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유벤투스로 옮긴 ‘월드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료 1억1200만 유로(1456억 원)와 비교하면 4%도 안 된다.

하지만 피옹테크는 호날두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피옹테크는 세리에A 개막전을 포함, 6경기에서 무려 8득점을 챙겨 호날두는 물론 곤살로 이과인(AC밀란) 등 쟁쟁한 득점왕 후보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공동 2위(5골)보다 3골이나 앞선다. 호날두의 7경기 3득점(공동 7위)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피옹테크는 세리에A 개막에 앞서 치른 코파이탈리아(이탈리아컵)에선 1경기에 4득점을 올렸다. 이탈리아무대 데뷔전이었던 코파이탈리아 레체와의 경기에서 피옹테크는 4골을 넣어 4-0의 완승을 이끌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옹테크는 코파이탈리아와 세리에A에서 46분마다 득점을 올렸다. 또 역대 세리에A에서 데뷔 시즌 6경기에서 8골을 넣은 건 1949∼1950시즌 덴마크의 전설적인 공격수 카를 아게 한센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제노아는 피옹테크의 동물적인 골 감각을 앞세워 4승 2패(승점 12)로 20개 구단 중 중상위권인 7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노아는 지난 시즌엔 12위, 2016∼2017시즌엔 16위였다.

피옹테크는 지난 시즌 폴란드리그에서 득점 3위(21골)에 오르면서 제노바의 주목을 끌어 세리에A에 입성했다. 하지만 피옹테크가 이처럼 놀라운 활약을 펼칠 것이라곤 제노아도, 피옹테크도 예상하지 못했다.

피옹테크는 183㎝로 유럽무대 공격수 중에선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스피드와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를 농락한다. 위치선정이 뛰어난 덕에 ‘공중전’에도 능하다. 온 몸이 득점 무기인 셈. 피옹테크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벌써 스페인의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피옹테크와 제노아의 계약기간은 4년이다. 유럽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루이스 수아레스(31)의 ‘대체자’로 피옹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피옹테크는 폴란드 선배인 세계적인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0), 그리고 우크라이나 출신인 안드레이 셰브첸코(42·은퇴)와 비교된다. 피옹테크는 특히 셰브첸코에 이어 19년 만의 세리에A 외국인 득점왕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세리에A의 외국인 득점왕은 미셸 플라티니(프랑스)와 셰브첸코뿐이다.

피옹테크는 세리에A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올해 처음 폴란드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피옹테크는 지난 9월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 선발출전, 폴란드 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공격포인트를 챙기지 못했지만 피옹테크는 국가대표로 합격점을 받았으며 앞으로 폴란드 대표팀의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중용될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