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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5일(金)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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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느리’라는 말을 ‘적폐 언어’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어 걱정스럽다. ‘며느리’의 어원을 따져보니 거기에 여성 비하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데 근거한 것이나, 실제 ‘며느리’에 그런 의미가 들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알고 쓰는 사람도 없다.

‘며느리’는 15세기 문헌에도 ‘며느리’로 나온다. 이 시기에는 ‘며느리’와 더불어 ‘며나리’도 보이는데, 이것이 더 고형(古形)이다. 모음조화를 고려하면 ‘며나리’의 제1음절 모음도 제2음절 모음과 같이 양성모음이었을 것이며, 제1음절의 양성모음이 음성모음 ‘ㅕ’로 변한 뒤에 그 영향으로 둘째 음절의 양성모음 ‘·’ 또한 음성모음 ‘ㅡ’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며느리’는 ‘며늘’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일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가 ‘며느리’의 어원과 관련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다.

‘며느리’의 어원이 궁금해지자, 언중들은 그들 나름의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았다. ‘며느리’의 또 다른 표기 형태인 ‘며나리’를 들어 ‘며’를 ‘밥’을 뜻하는 ‘메’로, ‘나리’를 ‘나아오다’의 뜻으로 보아 ‘밥을 가지고 나오다’로 해석한 것이다. 이런 해석에는 분명 여성을 우습게 보는 고약한 심사가 배어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떤 국어학자는 ‘며나리’를 ‘메(밥)’와 ‘나리-(나르다)’와 ‘-이(접미사)’로 분석해 ‘밥을 나르는 사람’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어떤 국어학자는 ‘며느리’를 ‘며늘(기생하다)’과 ‘아이(兒)’로 분석해 ‘내 아들에게 딸려 기생하는 존재’로 해석하기도 한다. ‘나리’가 ‘나르다’라는 뜻이고, ‘며늘’이 ‘기생하다’라는 뜻이라니, 무엇에 근거해 그렇게 본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런 자극적인 어원설에 솔깃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며느리’를 버려야 할 말로 단정한 것은 잘못이다. ‘며느리’의 어원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설이 없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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