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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5일(金)
중국式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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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의 CCTV 본사. 개선문을 현대적으로 비튼 듯 독특한 외관을 뽐내는 사옥 27층에 미국 CNN·영국 BBC에 ‘대항’하는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中國環球電視網)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의 KBS·MBC 본사, 워싱턴의 CNN 지사보다 훨씬 크고, 깨끗하고, 현대적이었지만, 그보다 먼저 다가오는 느낌은 ‘젊다’는 것.

오후 2시. 메인 뉴스룸에서 글로벌 뉴스가 시작됐다. 서른을 갓 넘은 앵커가 중동 상황 등을 유창한 영어로 전달한다. 뉴스룸 바로 뒤의 주조정실. 10여 명의 PD, 엔지니어, 기자들이 방송을 모니터하며 진행하는데 다들 20대처럼 보였다. CGTN 간부에게 “평균 연령이 몇 살이냐”고 묻자 “어린이들”이라고 농담을 하며 “대부분 20대지만 30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 40대 이상은 어디에서 일하느냐고 묻자 “직원들은 매년 재계약을 하는데, 대부분 2∼3년이 지나면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 떠난다”고 했다. 일부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방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다른 분야로 이직한다고 했다. “너무 자본주의적인 것 아니냐?”고 묻자 “자본주의적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나흘 뒤 선전의 텐센트 본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텐센트가 ‘세계 3대 인터넷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위챗, 게임, 미디어 등 사업별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설명했다. 담당자는 전 직원 평균 연령이 30세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럼 당신도 서른다섯쯤 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느냐?”고 묻자 “그런 건 아니다. 40세 넘은 직원도 있다. 다만, 매년 젊은 직원을 많이 뽑고, 나갈 사람은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노동 시장은 시장경제라는 한국보다 유연했다.

1993년 방문했던 충칭을 25년 만에 다시 찾았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양쯔강 양안의 협곡이 100층 가까운 최첨단 빌딩들로 병풍을 두른 듯했다. 그 뒤로 4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들이 산 넘고 물 건너가며 지평선까지 펼쳐졌다.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출발점이라고 하지만, 중국 내륙까지 들어가는 개발 속도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현지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냐”고 물었다. 그는 서슴지 않고 답변했다. “자본주의의 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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