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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8일(月)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목표 맞추려고 ‘법정계획’ 몰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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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4차신재생에너지계획엔
‘2035년까지 13.4%공급’ 적시
6월 ‘2030년·21.6%’로 수정
‘신재생3020’ 목표 맞추려한듯

“탈원전·정책목표 과도한 설정
합리성·효율성 고려하지 않고
에너지정책 갈수록 이념대결”


정부가 ‘탈(脫)원전’ 및 재생에너지발전 확대를 서두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기본인 ‘제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을 몰래 수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위 정책인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치를 먼저 설정한 뒤 상위 법정 에너지계획인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의 수치를 고친 것으로, 정부가 무리한 정책 추진을 위해 법적 안정성을 스스로 해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4년 9월 발표한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을 지난 6월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에서 비공개로 수정했다.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에 적시된 ‘2035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13.4%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내용을 ‘2030년까지 21.6%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재생에너지 기준 20.0%)’로 수정했다.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2030년까지 전체 전력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을 끼워 맞춘 것이다.

사실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은 최상위 법정에너지 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35년까지 신재생 발전량 11%) 내용과도 상충한다. 중장기 정책 안건에 불과한 내용에 상위 법정계획을 맞췄다는 절차적 하자가 문제 될 것을 우려해 산업부가 비공개 상태에서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산업부는 4차 신재생계획과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은 재생에너지 확대보급 및 관련 산업 육성을 목표로 수립된 법정 계획으로 수립목적은 동일하지만, 두 계획 간 상하관계는 규정할 수 없으며 과정에 위법한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4차 신재생에너지계획 수정내용과 재생에너지 3020 계획도 무효화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산업부는 수정 이유에 대해 최근 5년간(2012∼2016)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율이 연평균 20.2%로, 동기간 전력 공급 증가율 1.4%보다 약 15배로 높은 증가세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가적 장기 에너지 계획 수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정부가 ‘꿰맞추기’ 의혹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정부가 근거로 내세우는 신재생에너지발전량 가운데 폐기물·바이오가 71.3%에 달하는 반면, 태양광·풍력은 16.7%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재생에너지 주력인 태양광·풍력 발전 비율이 낮고 단기간에 이를 확대하는 게 쉽지 않다.

앞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준비 중인 민간 워킹그룹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권고안에 담으려다 무리한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이란 지적에 예정된 권고안 발표 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문화일보 9월 28일 자 1·17면 참조) 에너지 수급, 국민 경제적 파장 등을 고려해 면밀한 검토와 점진적인 과정으로 진행돼야 할 에너지 전환이 지나친 속도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의 비공개 수정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다수의 에너지 전문가는 기술적 불완전성을 해소하며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을 만들고 규제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정부가 특정 이념과 이해집단의 주장에 치우쳐 에너지 정책을 끌고 가는 것은 향후 에너지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의 육성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원전산업을 갑자기 위축시키고 여전히 불완전한 신재생에너지의 정책 목표를 과도하게 설정해선 안 된다”며 “에너지 정책이 합리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갈수록 이념 대결 양상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산업부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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