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사우디 왕실 비판 언론인, 영사관 내에서 피살”

  • 문화일보
  • 입력 2018-10-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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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좌관 “사우디 개입추정”
사우디 “방문 직후 떠났다” 부인


터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왕실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언론인 자말 카쇼기(59·사진)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조직적으로 살해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의 자국 언론인에 대한 영사관 내 살해 소식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측은 실종된 카쇼기가 총영사관 방문 후 바로 나갔다며 살해설을 반박하고 있어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보좌관 야신 악타이는 지난 2일 이스탄불에서 실종된 카쇼기의 행방과 관련해 터키 정부는 그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타이 보좌관은 “터키 정부는 사우디인 15명이 이번 사건에 개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터키 수사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에서 15명의 암살팀이 비행기 2대에 나눠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카쇼기 방문 시점에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다시 터키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중동지역 언론매체인 MEE도 터키 경찰의 말을 인용해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고문을 받고 토막살해됐다”고 전했다. 살해 직후 시신이 영사관 밖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신속히 나오길 기대한다”며 “공식 조사 결과를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경찰은 카쇼기의 생사 및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 출입구, 이스탄불 공항 등을 촬영한 CCTV 영상을 집중 분석 중이다. 이에 대해 사우디 총영사관 측은 “카쇼기가 방문 직후 바로 총영사관을 떠났다”며 살해 의혹을 부인하면서 “수사를 위해 총영사관 내 수색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총영사관 CCTV에서 카쇼기 출입 당시 영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낸 카쇼기는 수십 년간 왕실 등 사우디 고위층과 가까이 지내며 정보국 수장에게 자문까지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차기 왕위계승자로 임명되고 자신을 후원하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부패 혐의로 구금된 후 사실상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했다. 그는 WP 기고를 통해 사우디 주도 예멘 공습과 빈 살만 왕세자의 숙청 등 사우디 정부와 왕실을 비판해 왔다. 카쇼기는 이번에 터키 국적의 약혼녀와 혼인신고를 위해 이스탄불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한편 이번 카쇼기 살해 의혹사건으로 인해 터키와 사우디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터키는 사우디 중심의 걸프 국가 사이에서 고립된 카타르를 꾸준히 지원하면서 사우디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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