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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8일(月)
風鶴鷄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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雖風聲鶴唳鷄鳴狗吠 皆可得而書矣(수풍성학려계명구폐 개가득이서의)

비록 바람 소리, 학 울음소리, 닭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라도 모두 쓸 수 있게 됐다.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 정인지(鄭麟趾)의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저자는 먼저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천지자연의 문자가 있는 법인데 우리나라에 문자가 없어 중국의 한자를 빌려 쓰니 불편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종대왕이 새로 만든 28자는 잘 조합하면 수많은 글자를 만들 수 있으며, 똑똑한 사람들은 반나절이면 이해할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글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며 어디서나 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바람 소리에서 개 짖는 소리까지 천지자연의 소리를 다 표기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글은 자모음의 조합으로 무려 1만 개 이상의 글자를 만들어낸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표기법에 따르면 이보다 훨씬 많은 글자가 나올 수 있는데, 특히 겹자음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에 조합 가능한 글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소리의 표기 능력은 전 세계의 여러 문자 중에서 한글이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지인 중에 인도네시아의 소수부족인 찌아찌아족에게 한국어가 아니라 한글을 가르치는 분이 있다. 자신들의 고유한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로 채택해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세종대왕의 원래 뜻을 살려 잘 개량하면 한글은 우리말을 표기하는 문자를 넘어서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의 모든 발음을 표기하는 국제표기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계의 모든 소리를 다 표기하려는 원대한 꿈을 지니고 태어났으니 인간의 언어 정도야 표기하지 못할 것이 없지 않겠는가. 소중한 문화유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더욱 아끼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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