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을 가는 韓紙에 활판으로 새긴 詩 10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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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미 시집 ‘바람의 뼈로 현을 켜다’

문현미(61) 시인이 자선 시작품 100편을 담은 활판(活版) 시선집 ‘바람의 뼈로 현을 켜다’(시월·사진)를 펴냈다. 활판 시집은 1000년을 유지한다는 한지(韓紙)에 식자공들이 옛 인쇄방식대로 활자를 새겨 찍어내는 책이다.

문 시인은 중등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독일에 유학, 본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독일에서 우리말로 시를 짓는 작업에 몰두해 1998년 계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다. 이듬해 귀국해 백석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강의와 비평 활동을 하는 한편, 시 창작을 지속해 7권의 시집을 펴냈다. 시로써 따뜻해지는 세상을 꿈꾸는 그는 박인환문학상, 시와시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활판 시선집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출판사 시월(十月)은 이번 시집에서도 창의적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천으로 된 시집 표지에 붉은 천연염료를 입히고 그 위에 연두색으로 시집 제자(題字)를 새겨 넣었다. 제자는 잎이 꽃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구현했다. 시월 측은 “활판 시집을 통해 아름다운 시의 숲 속을 거니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했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