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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0일(水)
가을이면 ‘나와유 부침개’ 축제… 마을에 ‘한턱’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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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진접문화의집’의 커뮤니티 카페 ‘나와유’ 전경. 28개의 동아리가 이곳에서 활동 중이며 해금 연주에서 난타 공연까지 다양한 문화강좌가 진행된다.

‘진접문화의집’

30여개 단체와 개인들이 준비
맛·멋·솜씨 賞주며 노고 감사
공연·체험행사·플리마켓 다양

2000년 개관 市서 운영하다
주민들 조합만들어 위탁 운영
28개 동아리 활동 문화강좌도


하늘이 높아지고 곡식들이 익어가는 가을, 여기저기서 축제의 소식이 들린다.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청명한 날씨로 인해 여러 가지 축제가 앞다퉈 열리기 때문이다. 부산영화제나 광주비엔날레처럼 국제적 규모의 축제도 있지만 마을 단위로 열리는 작은 축제들도 있다. 마을 축제들은 화려하진 않아도 주민들이 스스로 즐기기 위한 축제라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이 있다.

매년 가을, 경기 남양주시 금곡천에서 열리는 진접읍 ‘나와유 부침개’ 축제는 주민 주도의 마을 축제다. 진접읍 주민들이 프라이팬과 버너를 들고나와 부침개를 부쳐 나누는 행사다. 각자 준비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부침개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맛의 축제가 펼쳐진다. 부침개는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근한 음식이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참여도가 높다. ‘나와유 부침개’ 축제는 날씨 좋은 날을 골라 단 하루만 하는데 올해는 27일에 열리며 3000명에 이르는 주민이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주민들은 30여 단체와 개인들이 준비한 부침개를 맛보며 맛과 솜씨에 따라 맛 상, 멋 상, 폼 상을 선정해 준비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물론 부침개 축제라고 해서 부침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준비한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 플리마켓이 축제의 흥을 더한다.

2011년 처음 선을 보인 ‘나와유’ 축제 뒤에는 ‘진접문화의집’이 있다. 진접의 작은 문화공간인 ‘진접문화의집’은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던 시절,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문화 향수를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장소였다. 이곳에 사람들이 모이자 자연스럽게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1년에 한 번 자신들이 익힌 기술을 뽐내고 주민들과 교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축제를 시작했다. 나와 네가 만난다는 의미의 ‘나와유’ 축제는 1년에 두 번 열리는데, 봄에는 어린이를 위한 내용으로, 가을에는 부침개를 나누는 축제로 열린다. 주민들이 주도해 열리는 행사로는 7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보기 드문 마을축제이다. ‘나와유’ 축제가 주민 주도로 시작한 것에는 축제보다 더 긴 역사가 있다. 2000년 9월 개관한 ‘진접문화의집’은 처음에는 시에서 직접 운영하다가 여러 문화단체의 위탁운영을 거치게 됐다.

하지만 주민 스스로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2015년,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생활문화예술협동조합’을 만들었고 문화의집 운영을 위탁받게 됐다. ‘생활문화예술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대다수가 문화의집 수강생 출신으로 직접 경험한 생활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문화의집 운영에 참여하면서 마을 축제도 더욱 주민 밀착형이 됐다. 생활문화 활동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마을에 한턱 쏘는 정(情) 나누기 행사’로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  남양주시 진접읍 주민이 진행하는 ‘나와유 부침개’ 축제.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오는 27일 진접읍 금곡천 일대에서 열린다.

마을 축제는 마을공동체의 결과로 나타난다. 단단한 공동체가 아니면 마을 축제를 열기 어렵다. 그래서 ‘나와유’ 축제가 시작되는 ‘진접문화의집’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접오남 행정복지센터 복지동 3층에 자리한 ‘진접문화의집’의 핵심공간인 사랑방의 이름도 ‘나와유’ I &You이다. 2개의 동아리교실과 다목적공간을 갖춘 이곳은 늘 주민들로 붐빈다. 28개의 동아리가 이곳에서 활동 중이며 해금 연주에서 난타 공연까지 다양한 문화강좌가 촘촘하게 운영되고 있다.

생활문화 활동을 통해서 자라난 공동체가 ‘나와유’ 축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축제를 앞둔 ‘진접문화의집’ 카페에는 축제준비로 바쁜 문화의 집 회원들의 발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그곳에서 만난 회원 몇 분에게 축제준비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을 드렸더니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이라 즐겁다고 한다. 이들의 환한 얼굴 속에서 ‘나와유’ 축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는 진접에서 부치는 부침개의 고소한 냄새가 수원에서도 풍기게 됐다. ‘나와유 부침개’ 축제가 성공적인 마을 축제로 알려지면서 올해 경기정명(京畿定名) 천 년을 기념하는 축제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작은 문화공간인 ‘진접문화의집’에서 시작된 문화공동체는 축제로 발전됐고 마을 사람들이 즐기던 축제가 지역의 대표 문화상품이 됐다.

글·사진 =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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