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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컬처 톡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0일(水)
이준익의 응원, 정진영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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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부터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그래도 많은 관계자와 팬들이 부산을 찾았습니다.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영화의전당과 극장에서 여러 가지 시사회와 행사가 열렸는데요.

2015년부터 잇달아 ‘동주’ ‘박열’ ‘변산’을 선보였던 이준익(59) 감독도 보이더군요. 4일 개막식 레드카펫에 봉만대 감독과 나란히 등장했는데 이번에 서울서 부산까지 바이크로 이동했다나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감독을 보니 최근 그처럼 엄청난 모험을 시작한 두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본업을 떠나 영화감독이라는 또 다른 영역에 도전장을 낸 조철현(59) 타이거픽쳐스 대표와 배우 정진영(54)입니다.

조 대표는 제작자이자 ‘사도’(2015) 등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죠. 이 감독이 1992년 세운 제작사인 씨네월드에서 함께 일하면서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해온 ‘절친’입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영화 ‘나랏말싸미’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나랏말싸미’는 조선 세종의 한글 창제 과정에 얽힌 비화를 그리는 사극입니다. 송강호가 세종대왕으로, 박해일이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으로 출연하게 돼 궁금증을 높였죠.

환갑 즈음에 생애 첫 영화감독에 도전하는 친구에게 이 감독은 큰 힘이 됐을 겁니다. ‘이준익 사단’이니, ‘패밀리’니 하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고 하지만 아낌없는 조언을 해줬을 게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도 수많은 성공과 실패 끝에 ‘1000만 감독’으로 비로소 설 수 있었으니까요.

정진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배우생활 30년 만에 최근 영화 ‘클로스 투 유’(가제)의 연출에 들어갔습니다. 이 작품은 사건 수사를 위해 시골학교를 찾아간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 것입니다. 저예산이어서 특히 감독의 섬세한 손길이 요구됩니다.

정진영의 어려운 도전에 가장 큰 박수를 보낸 사람도 이 감독입니다. 이 감독은 “처음엔 많이 고민하더라고. 그런데 서울대 국문과 출신 배우잖아. 직접 쓴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응원했지”라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조철현과 정진영 모두 이 감독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용기를 내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를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이 감독의 조언으로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이 감독은 2009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또 하나의 동료, 정승혜 전 영화사아침 대표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습니다. “정승혜가 살아 있다면 그도 연출에 한번 도전해보지 않았을까.”

clark@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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