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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1일(木)
이정은 “작은 역할은 없어… 연기 칭찬받을때 가장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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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에 감칠 맛 더하는 ‘인간 MSG’ 이정은

‘…션샤인’ 신스틸러로 주목
“좋은 배역·대본 덕분이었죠”

영화 ‘옥자’선 목소리 연기
“어떤 배역이든 최선 다할 뿐”


“작은 역이란 없어요.”

이정은(48·사진)은 자신의 이 말을 직접 실천하는 배우다. 그는 최근 종방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아는 와이프’, 그리고 11일 개봉한 영화 ‘미쓰백’ 등에 조연으로 참여했다. 역할 비중과 출연 횟수를 떠나, 대중은 그의 모습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주어진 역할을 100%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옥자’에서 가상의 캐릭터인 옥자의 목소리 연기도 맡기도 했다. 그야말로 작품에 맛을 더하는 ‘인간 MSG’라 할 만하다.

“연극에서 큰 역할을 맡다가 TV로 넘어오니 ‘역할이 작다’고 느낀 적도 있어요. 그럴 때 어깨에서 ‘뽕’을 빼야 해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출연할 때는 대사가 없었어도 미싱질 하는 연기를 열심히 했죠. 그랬더니 선배님들이 ‘너는 진짜 그 직업을 가진 사람 같더라’고 칭찬해주셨어요. 그게 제게 위안이 됐죠. ‘옥자’는 주인공 역할이라 출연했어요, 하하. 결국 작은 역이란 없는 것 같아요.”

이정은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특히 빛났다. 극 중 애기씨(김태리 분)를 곁에서 지키는 보모 함안댁 역을 맡아 ‘신 스틸러’(scene stealer) 노릇을 톡톡히 했다. 시청자들은 그를 ‘함블리’(함안댁+러블리)라 불렀다. 차진 사투리를 구사하며 애기씨를 보호하기 위해 모진 일도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은 심금을 울렸다.

“함블리라는 건 누가 지은 거죠? 제가 그런 수식어로 불려진다는 것이 신기해요. 연령대에 비해 제가 철이 없어서 김태리와 밸런스가 맞은 것 같아요.(웃음) 결국 배역이 좋았던 것 같아요. 대본 리딩 후 모두가 제 역할을 부러워했죠. 대본의 힘이 100%였다고 생각해요. 제 연기를 보며 ‘마침표까지 잘 살려주셨다’는 김은숙 작가님의 평은 제게 극찬이었죠.”

이정은에게는 ‘미스터 션샤인’을 선택한 남다른 이유가 있다. 피란민이었던 아버지가 어린 시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초이(이병헌 분)처럼 미군 장교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갈 뻔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아버지는 ‘그 때 미국으로 가면 어땠을까’라고 되뇌곤 한다.

“아버지가 거제도 피난촌에 사셨어요. 그 때 미군 장교가 아버지를 미군으로 데려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는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우리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선택한 이국은 어떨까’라는 심정이죠. 유진초이의 마음과 비슷했을 거예요. 그래서 말썽 많이 부린 자식인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거죠. 돈을 많이 벌어서 그래서 내년 1월에는 좋은 좌석 예매해서 아버지 모시고 미국에 다녀오려 하고 있어요.”

40대 중반이 넘었지만 아직 미혼인 이정은.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가족의 개념은 다르다. 꼭 부부일 필요는 없다.

“열렬히 연애도 해봤지만 결혼 시기를 놓쳤어요. 하지만 저는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하면서 유대감을 넓혔어요. 주변 싱글맘 친구들과 육아도 함께 고민하죠. 예전의 가족 개념으로는 현대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 제가 연기를 하며 만난 인물도 제 딸이자 남편이라 생각하는 편이에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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