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14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1일(木)
5·24 조치 해제할 명분 전혀 없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8년 전 봄볕이 완연해지던 3월 말,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키리졸브-독수리 한·미 군사연습 중이던 1200t급 함정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정부는 5월 24일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발표했다. 5·24 조치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이 담겼다. 대북 신규 투자의 불허와 교역 중단은 조치의 골간으로,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5·24 조치는 현재까지 북한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유효하고 중요한 행정명령이다.

하지만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정부가 북한과의 경협을 가속화하기 위해 5·24 조치의 해제를 서두르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5·24 조치의 해제를 관계 부처에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야당의 반발이 강하자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번복했으나, 정부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특히, 거물급 여당 대표의 질의를 통해 자연스럽게 국회 공론화를 유도해내는 정부·여당의 합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주무 부처도 아닌 외교부가 총대를 메고 ‘치고 빠지기’식으로 해제의 서곡을 울린 것이다. 강 장관 발언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남북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진도를 나가겠다는 발언의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와 거리가 있는 교류 협력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분야를 정밀 검토하고 있다. 여당 대표가 질의한 대로 관광은 유엔 안보리 제재와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인적·물적 이동을 차단하는 조치의 해제 없이는 남북관계에서 불가역적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무적인 입장이 확고하다.

다음은, 교류 협력의 가속화에 대한 북한의 압력을 거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은 3차례의 문재인·김정은 정상회담 이후 남측에 각종 교류 협력의 청구서를 제시하고 있으나, 5·24 조치로 운신의 폭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경협 관련 연구 조사나 하고 실질적인 대북 지원이 없다는 노골적인 북한의 압박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정부의 판단이다.

일단 정부는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한 발 물러섰으나,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5·24 조치의 해제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5·24 조치는 정부의 행정명령이니 다수당인 여당이 밀어붙이면 해제를 야당이 현실적으로 제지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해제를 위해서는 필요·충분조건이 수반돼야 한다. 일부 조항에 대해 이미 유연화 조치가 이뤄진 데다, 현실적으로 5·24 조치의 내용이 ‘벌크 캐시(대량 현금) 유입 불가’ 등 유엔 안보리 제재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해제되더라도 변화가 크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와 유사한 국내 행정명령을 선제적으로 해제하는 것은 제재의 효과성과 북핵 폐기 촉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해군에 대한 기습적인 무력공격으로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불행한 사태에 대해 북측에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존립할 의미가 없다. 자국의 군대를 기습적으로 공격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준 상대에게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직무유기다. 5·24 조치의 명분 없는 해제는 국가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종국에는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 많이 본 기사 ]
▶ “脫원전 반대”… 급기야 시민들이 서명운동
▶ 부부싸움하던 30대 남성 아파트서 투신 사망
▶ 방송인 김미화가 남북철도추진위원장?… 무슨 소리야
▶ 인니 방송위 “K팝 걸그룹 블랙핑크 광고 빼…너무 야해”
▶ 인터폴, 사기 혐의 마이크로닷 부모 ‘적색수배’ 발부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시민단체 10여곳 운동본부 발족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촉구 “원전산업 붕괴로 한국경제 절망 정부는 여론 수용 정책 수정해야”원자..
mark퇴직 경찰들 “영화관 검표관·마트 주차원 하라니…”
mark“온종일 토익책만 보다 퇴근”… 일 없이 공돈 받는 인턴들
부부싸움하던 30대 남성 아파트서 투신 사망
北 GP 지하시설 폭파로 대남공격 시작점 2㎞ 후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6일 北판문역서 개최
line
special news 인터폴, 사기 혐의 마이크로닷 부모 ‘적색수배’ 발..
뉴질랜드 체류설 신모씨 부부, 제3국 도피 어려워져 사기 혐의를 받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

line
인니 방송위 “K팝 걸그룹 블랙핑크 광고 빼…너무..
[단독]사법부마저 발 벗고 나선 ‘일자리 부풀리기’
방송인 김미화가 남북철도추진위원장?… 무슨 소리..
photo_news
마마무 화사, 넣고 꿰맨듯한 새빨간 옷···외설?..
photo_news
‘음식점 사장’ 정두언 “먹고 살기 위한 노후대책..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빚투’에 독기품은 노래… ‘오죽하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
[인터넷 유머]
mark토킥(TOKIC) mark아빠의 재치
topnew_title
number god 김태우, 장인 채무논란에 “결혼식도 안..
양진호 회사자금 횡령 정황 포착…“100억 원..
선릉역서 20대 여성이 온라인게임 상대 여성..
“인육에 질렸다” 남아공 식인 남성 경찰에 자..
“7개월간 사과없더니”…법정서 무릎꿇은 음..
hot_photo
미스유니버스 첫 성전환 출전자..
hot_photo
20代 틈서도 빛난 ‘40代 S라인’…..
hot_photo
“얼음이 땅에서 솟아 올라요”…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