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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1일(木)
중국선 누구도 사라진다…‘판빙빙 탈세’ 폭로자도 실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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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만에 나타난 판빙빙 “교만했다…용서해달라”(CG)[연합뉴스TV 제공]
‘상하이 경찰 비리’ 폭로했다가 사흘째 연락 두절
인권운동가·재벌·배우·관료 등 실종 잇따라…“공포정치 수단” 비판


중국 톱 여배우 판빙빙(范氷氷)의 탈세를 폭로해 실종설을 불러일으켰던 추이융위안(崔永元) 전 중국중앙(CC)TV 토크쇼 사회자 본인이 실종설에 휘말렸다.

인권운동가, 재벌, 연예인, 관료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적절한 사법절차 없이 실종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중국 당국이 이를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추이융위안은 지난 7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판빙빙이 영화 ‘대폭격’ 등에서 이중계약으로 탈세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 배후로 상하이 경제 담당 공안을 지목했다.

추이융위안은 “상해공안국 경제정찰대는 내가 참여한 모든 회사와 나의 이전 비서들까지 철저히 조사했다”며 “나는 그것이 모두 ‘대폭격’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번 사기 건에 연예계의 실력자와 상하이경제정찰대의 경찰이 관여됐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상하이 공안에 대해 “이들은 과거 내 앞에서 2만 위안(약 330만원)짜리 술을 마시고, 한 보루에 1천 위안(약 16만원)짜리 담배를 피웠으며 수십만 위안의 현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상하이 경찰은 10일 공개성명을 통해 “추이융위안의 주장 이후 그와 접촉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그가 의혹을 제기한 만큼 이 문제를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추이용위안의 웨이보는 전날까지 이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그의 실종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추이융위안은 지난 6월 웨이보 계정에 판빙빙이 4일간 공연하고 6천만 위안(약 100억 원)의 출연료를 받았으나, 이중계약서를 통해 이를 은닉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이후 판빙빙이 공개 석상에서 사라지면서 실종설, 망명설 등 억측이 난무했으나, 이달 초 중국 세무당국이 탈세 혐의로 거액의 벌금과 세금을 부과하자 판빙빙은 소셜미디어에 사과와 세금 납부의 뜻을 밝혔다.

추이융위안의 실종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실종설이 제기됐다는 것은 중국 사회에 만연한 ‘실종 공포’가 얼마나 큰지를 느끼게 한다.

최근에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의 첫 중국 출신 총재인 멍훙웨이(孟宏偉)가 일주일 넘게 실종돼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에 거주하던 멍 전 총재는 지난달 25일 모국으로 출장 간다며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중국 공안부는 지난 8일에야 그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후 대표적인 실종 사건은 2015년 7월 9일 인권운동가, 변호사 등 300명 가까운 사람이 무더기로 연행, 실종됐던 ‘709 검거’ 사건을 들 수 있다.

당시 검거된 인권운동가들은 가족과 연락도 끊긴 채 구금과 고문, 허위자백 강요 등에 시달려야 했고, 왕취안장(王全璋) 등 일부 인사는 아직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그의 아내 리원주(李文足)는 지난 7월 공개서한에서 “남편과 헤어진 지 1천95일이 됐다”며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아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묻지만 나는 ‘아빠는 괴물을 무찌르러 갔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왕취안장은 반체제 인사나, 지역 개발 과정에서 토지를 빼앗긴 사람 등을 변호한 인권변호사였다.

2015년 말에는 스웨덴 국적 구이민하이(桂敏海) 등 홍콩 출판업자 5명이 중국 내에서 금서가 된 책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실종됐으며, 이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이 밝혀졌다.

구이민하이는 올해 1월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에서 베이징행 열차를 타려다 사복경찰에 의해 연행돼 다시 구금됐고, 이는 스웨덴 정부의 항의를 불렀다.

중국 내에서는 재벌들의 실종도 잇따르고 있다.

100여 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재계의 거물인 밍톈(明天) 그룹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은 지난해 홍콩 호텔에서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끌려갔다.

배후에 시 주석과 갈등 관계인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이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샤오 회장은 중국 모처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의 대규모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에 투자한 중국 양즈후이(仰智慧) 란딩(藍鼎)국제개발 회장도 지난 8월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며,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소문만 돌고 있다.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安邦)보험그룹 회장, 화신(華信)에너지공사(CEFC)의 예젠밍(葉簡明) 회장 등도 당국이 조사 사실을 확인해 주기 전까지는 그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러한 실종 사건은 중국 사정 당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쌍규는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비리 혐의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관행이다. 영장 심사나 구금 기간 제한 등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3월 출범한 국가감찰위원회는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찰 범위가 공산당원은 물론 당원이 아닌 공무원, 기업인, 판사, 검사, 의사, 교수 등 모든 공인(公人)으로 넓어지면서 그 위력이 더욱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했던 한 외교관은 “중국에서는 관료나 기업인, 유명인사 등 누구를 막론하고 당국에 끌려가 수개월 간 실종될 수 있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중국지부의 윌리엄 니는 인권변호사의 강제 연행 등에 대해 “중국 정부는 ‘법치주의’를 약속했지만, 이 같은 폭력적 행위는 중국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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