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7개 市·郡 ‘경제 통합’ 성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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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시 ‘특별자치단체’ 제안

동부권 여수 통합뒤 급속 성장
“벌어진 격차 줄이려면 꼭 필요
광역행정 통해 상생발전해야”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정 안돼
행안부 등 관계부처 입법 추진
“예산·행정·의회구성 고민 중”

전남 목포시가 전남 서남권 7개 시·군을 ‘특별지방자치단체’로 묶어 경제 통합을 하자고 제안하고 나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상 설치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시행령이 제정돼 있지 않은 상태로,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가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안반도(목포시, 무안·신안군)는 1994년부터 6차례 행정구역 통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앞으로도 행정구역 통합 가능성이 없는 만큼 차선책으로 경제 통합이 필요하다”며 “그 방법으로 무안반도 3개 시·군을 비롯한 서남권 7개 시·군을 묶어 특별자치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7개 시·군은 목포시와 무안·신안·영암·해남·완도·진도군 등이다.

김 시장은 “전남 서남권은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치단체 간 ‘칸막이 행정’으로 인해 상생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며 “도와 시·군의 중간 규모인 특별자치단체를 만들어 광역행정을 하게 되면 시·군 간 경제 통합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자치단체 설치 근거는 지방자치법 제2조와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계 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17조 3항에 마련돼 있다. 다만, 특별자치단체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어 관련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5대 핵심전략 중 하나인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에 특별자치단체에 관한 내용이 있다”며 “오는 11월 말까지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관계 부처로부터 받아 검토한 뒤 행안부에 지방자치법 개정 또는 시행령 제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치분권위는 당초 자치권을 갖는 ‘광역단체 연합’을 출범시켜 초광역권 도시행정을 실현하는 구상을 해왔으며, 그 개념을 ‘기초단체 연합’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도 “특별자치단체의 집행부, 의회를 어떻게 구성하며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별자치단체장의 경우 소속된 시·군 단체장 중에서 호선하는 방안 등이, 특별자치단체 의회 의원은 시·군 의회 의원 중 일부가 겸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시가 이처럼 ‘서남권 경제 통합’ 구상을 내놓은 데는 행정구역 통합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남 동부권과의 격차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3여(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통합으로 탄생한 여수시는 연간 관광객 1500만 명 시대를 맞고 있는데, 목포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50만 명에 불과하다”며 “교통·통신의 발달과 주민들의 의식 수준 향상으로 절실해진 광역행정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시는 또 전남 서남권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오는 11월 ‘서남권 9개 시·군 종합발전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8700만 원도 확보했다. 9개 시·군은 특별자치단체 구성 대상인 7개 시·군과 영광·함평군 등이다. 시는 “종합발전 기본 구상은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두루뭉술하게 제시된 사업들을 신재생에너지, 해양관광, 수산식품 등 분야별로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서남권 9개 시·군은 △서남권 경제 통합 △종합발전 기본 구상 등 2가지 문제를 본격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 실무 과장 회의를 개최하는 데 이어 시장·군수들이 참가하는 행정협의회를 열 계획이다.

목포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