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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지구온도 2도 상승땐 산호 99%소멸·매년 올보다 더한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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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지 않으면 인류는 엄청난 환경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특별보고서가 지난 8일 공개됐다. 사진은 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땅이 갈라진 독일 남부 마리아포싱의 모습(위)과 폭염으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 서울 도심을 걷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1.5도로 막으려면 2030년까지 원자력 비중 106%P 늘려야

IPCC ‘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

인천송도서 ‘정부 협의체’총회
“기후변화 못막으면 최악 결말”
195개국 특별보고서 만장일치

기후변화 인한 사망자 年16만
유럽 폭염때 3만5000명 숨져
쓰쓰가무시 등 전염병도 증가

2030년 신재생 470%P 늘리고
석탄·석유·가스 78%P 줄여야
에너지공급·온실가스감축 가능

韓정책은 IPCC 제안에 어긋나
2년새 탄소에너지 비중 6%P↑
원자력 비중 7.6%P 줄어들어


지난 1∼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48차 총회에 세계 각국의 눈과 귀가 쏠렸다. 세계 기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1850∼1900년)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할 과학적 근거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8일에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 발표했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특별보고서는 “2100년까지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환경 변화에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져 다가올 최악의 결말을 준비하지 못하는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특별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지구 기후변화 요인, 국내에 미치는 영향, 온실가스 감축 실태와 목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1. 제48차 IPCC 보고서는

IPCC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때 제시)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가올 환경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을 통해 반드시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약 1도 상승했다. 지금처럼 온난화가 지속하면 2030∼2052년에는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한다. 또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00년에는 4도 이상 오른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목표치를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순 제로(net-zero)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 제로’란 대기 중 인위적인 CO2를 산림녹화와 흡수·제거 등의 방법으로 거둬들여 잔여 CO2 배출량이 ‘0’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특별보고서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될 당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작성을 요청한 보고서로, 오는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릴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주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2. 지구온도 0.5도差의 의미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2도 가까이 상승하면 바닷속 산호 대부분이 사라지고 상당수 생물이 멸종할 것으로 IPCC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도 온난화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 산호의 99%가 소멸한다. 또 10만5000종의 생물 중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커진다. 생물 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절반 멸종률은 2도 상승의 경우 곤충은 18%, 식물 16%, 척추동물은 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1.5도 상승의 경우는 이것의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인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해 해빙은 0.5도 차이가 운명을 좌우한다. 2도 온난화에서는 10년에 한 번꼴로 여름철 해빙이 완전히 녹아 없어지지만 1.5도 온난화에서는 100년에 한 번꼴로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2도 온난화는 또한, 바닷속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해양 산성화로 어업 및 양식업의 생산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특히 2100년을 기준으로 해수면 상승 폭은 2도보다 1.5도에서 10㎝ 더 낮아져 1000만 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행동 방침과 예상 비용

1.5도 온난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2050년까지 1차 에너지 공급의 50∼65%, 전력생산의 70∼85%를 재생에너지가 공급해야 하고, 산업계는 탄소 배출량을 2010년보다 75∼90%나 줄여야 한다. 자동차 같은 수송부문도 에너지 사용의 35∼65%를 저탄소 연료로 끌어올려야 달성할 수 있다.

초지와 농경지(50만∼1300만㎢) 가운데 100만∼700만㎢(한반도의 5∼32배)는 에너지 생산에 자리를 내주고 최대 1000만㎢(한반도의 45배)에는 산림을 조성해야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1.5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투자액이 2035년까지 연평균 2조4000억 달러(약 2713조 원), 전 세계 총생산의 2.5%는 돼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2050년까지 저탄소 기술과 에너지 효율 분야 투자는 5배 늘겠지만 화석 연료 관련 투자는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탄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늦출수록 전환비용은 늘어나며 인류의 선택 폭도 줄어든다. 특별보고서는 “각 정부의 공공·민간 투자의 전반적인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지난 8월 1일 강원 홍천의 수은주가 41.0도까지 치솟으며 우리나라 역대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서울도 39.6도를 찍으며 지역 최고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 치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홍천에서 측정된 41.0도는 종전 기록인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도를 76년 만에 경신했다. 서울 기온도 39.6도까지 올라가며 종전 기록(1994년 7월 24일 38.4도)을 뛰어넘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서울의 하루 평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치솟은 날은 2008∼2017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7일로, 1998∼2007년의 연평균 0.5일에 비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폭염이 한반도의 여름 모습이라면 혹한은 겨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올해 1월에는 서울의 아침 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11도 낮은 영하 17.8도를 기록했다. 북극 주위를 빠르게 돌며 한파를 가둬두던 제트기류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약화해 북극 한파가 한반도까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지구는 뜨거워지지만, 겨울이면 오히려 최강 한파가 닥치는 온난화의 역설이 계속되고 있다.

5. 기후변화의 요인

기후변화는 크게 자연적·인위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인 요인으로 화산분화에 의한 성층권의 에어로졸(공기 중에 미세한 입자가 혼합된 것) 증가, 태양 활동의 변화, 태양과 지구의 천문학적인 상대 위치 변화 등이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인위적 요인이다. 인간 활동이 대규모로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초기인 18세기 중엽부터다. 1970년부터 2004년 사이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70% 증가했다. 2015년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급격하게 상승했다. 1970년부터 2011년까지 40여 년간 배출한 누적 온실가스는 1970년 이전 220년 동안의 누적배출량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공장, 가정에서의 화석연료 연소와 생물체의 연소 등은 대기 구성 성분에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을 생산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고 있다. 염화불화탄소(프레온가스) 및 기타 불소화합물의 방출은 성층권의 오존층을 감소시키고, 도시화와 무리한 토지 개발, 산림 채취 등으로 인한 토지 이용의 변화는 지구 표면의 물리적·생물학적 특성에 영향을 끼친다.

6.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와 건강’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연간 16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더위, 자연재해,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산한 것이다. WHO는 기근을 직접적인 사망자 증가 요인으로 봤다. 기후변화에 극히 민감한 농업 부문에서 잦은 가뭄과 홍수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영양실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물 부족이나 홍수는 물을 오염시키고 설사성 질병을 증가시킨다. 폭염이 계속되면 심장질환, 고혈압, 호흡기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다. 특히 노약자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03년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5000명에 달했고 유럽 전체로는 3만5000명이 생명을 잃었다. 기온 상승은 말라리아, 쓰쓰가무시 등의 전염병 환자도 증가시킨다. 가난한 나라들은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적으면서도 기후변화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7. 1.5도 상승 달성 방안

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상황을 가정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태양광,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110∼470%포인트 늘려야 하고, 석탄·석유·가스 등은 3∼78%포인트가량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력 에너지는 어떤 경우든 59∼106%포인트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2050년에는 원자력의 비중이 2010년 대비 98∼501%포인트로 증가해야 에너지 공급과 온실가스 최소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원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kwh당 10g에 불과하다. 석탄(991g)과 비교할 때는 100분의 1, LNG(549g)의 55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IPCC 제안과 어긋난다. 지난 8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전력량에서 석탄·석유·가스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5.32%에서 2018년 71.7%로 2년 새 6.38%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원자력 비중은 2016년 29.7%에서 2018년 22.1%로 7.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IPCC는 원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어느 특정 기술이 적정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8. 韓‘온실가스감축’목표는

정부가 지난 7월 2030년 국내 온실가스 감축 비율을 32.5%로 늘리고 국외 감축분을 줄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확정했다.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르면 2030년 감축 목표는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인 5억3600만t으로 유지하되 국내 감축량을 기존 25.7%에서 32.5%로 늘리고, 국외 감축량은 산림 흡수원(2.6%)을 포함해 11.3%에서 4.5%로 줄였다. 발전 부문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 등을 반영해 2400만t가량의 감축을 확정하고, 약 3400만t은 2020년 전까지 구체화하기로 했다. 산업 부문에서는 산업공정 개선과 에너지절감 등으로 9900만t을 감축시킬 계획이고, 건물과 수송 부문에서 각각 6500만t과 3100만t을 줄이기로 했다. 2차 배출권 할당계획도 확정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17억7713만t으로 정했다. 이는 2014∼2016년 배출량(17억4071만t)보다 약 2.1% 많은 수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전년 대비 0.2% 증가한 6억9410만t에 달했다.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 87.1%, 산업공정 7.4%, 농업 3.1%, 폐기물 2.4%로 에너지 비중이 대부분이다.

9. 전문가 입장은

2015년 한국인 최초로 IPCC 수장에 선출된 이회성 의장은 “현재 산업화 이전보다 1도 정도 올라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2도를 넘어서면 전 지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기상관측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였다는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가 올해 한 번 오고 100년 뒤가 아니라 내년에도 오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자 세계적인 기후변화 전문가인 제니퍼 리 모건은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는 선진국들이 개도국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이전과 자금 지원을 하도록 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한국이 개도국에 석탄 금융을 수출하는 게 잘못된 배경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10. 기술발전과 기후변화

CO2 배출을 2050년까지 ‘순 제로’로 유지하려면 배출된 CO2를 다시 흡수하는 인위적인 방법이 동원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CO2 흡수기술을 활용해 2050년에는 CO2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00년까지 1000억∼1조t의 CO2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CO2 흡수(CDR) 기술은 소규모로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CDR를 대규모로 활용할 경우 토지, 물, 영양소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생태계 기능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CDR 기술의 효과는 완전히 증명된 것은 아니며 일부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 상당한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며 “2030년까지 CO2 배출을 최대한 줄이면 미래에 CDR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로서는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최선의 선택이자 대안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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