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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31년 골프선수’ 접은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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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잉보호 지금 모든 것이 과잉보호다. 어릴 적부터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많은 것을 지니고 살아가는 세대들이 과연 미래에 행복할 수 있을까. 2018년 작. 김영화 화백
얼마 전 끝난 하이트진로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블루헤런골프장 18번 홀에서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18번 홀에서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강수연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강수연의 현역 마지막 경기, 마지막 홀, 마지막 퍼트였다. 홀아웃하고 걸어가는 동안 31년 동안 골프와 맺어온 수많은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쳤을 것이다. 474개 대회에 출전, 프로 통산 12승을 작성했다. 한국, 미국, 일본 투어에서 우승한 몇 안 되는 한국인 중 한 명이다.

강수연은 아마추어 시절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했고, 한국여자골프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맏언니였다. 강수연보다 두 살 어린 박세리와 김미현은 이미 은퇴했다. 많은 팬은 강수연이 더 오랫동안 필드를 누비길 바랐다. 강수연은 42세다. 60세를 바라보는 줄리 잉크스터(59·미국)와 로라 데이비스(56·영국), 그리고 캐리 웹(44·호주)이 현역이기에 강수연의 은퇴는 아쉽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필 미켈슨이 올 3월 48세에 우승을 차지했고, 1949년생인 톰 왓슨(이상 미국)은 2015년 브리티시오픈에서 66세에 은퇴식을 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40세에 근접하면 스스로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30세에 늙고, 어떤 사람은 60세에도 젊다. 이게 바로 골프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보다 선수 수명이 길다. 자기 관리만 잘한다면 오랫동안 현역처럼 활동할 수 있다. 농구, 배구, 축구, 야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골프는 한계를 극복하고 끝없이 도전하는 운동이기에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대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세월의 흔적인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마디가 많을수록 대나무의 상품성과 가치가 더 높다.

필자는 강수연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어릴 적부터 강수연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차도 없이 골드CC에서 훈련하고 씩씩하게 차를 태워달라고 말하던 초·중·고 시절 강수연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세계여자 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정상급 선수였지만 아버지는 늘 그에게 근성과 체력을 요구했다. 이 자양분이 프로 무대로 이어져 한 시대를 풍미한 강수연을 키웠다. 하지만 강수연은 “선수들이 필드에 있을 때 가장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은퇴했다. ‘그의 500개 대회 출전과 통산 14, 15승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은 욕심일까. 강수연의 은퇴식을 보면서 그의 후배들은 50세, 6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31년간 골프사를 써온 강수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빌 게이츠가 말한 “앞으로 2년 뒤 닥쳐올 변화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지만, 10년 뒤 올 변화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곱씹어 본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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