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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내 캐디백에 우드는 없다”… 3번으로 200m 날리는 ‘아이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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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경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즈클럽 사옥 집무실에서 고릴라를 형상화한 ‘아둥가’ 캐릭터 헤드 커버를 설명하고 있다.
김유경 ㈜부즈클럽 대표

우드 치면 늘 뒤땅·토핑… 후회
2·3·4번 아이언 브랜드별 구입
손끝에 전해지는 짜릿함 좋아해
강한 다운블로로 손목 통증 잦아

캐릭터 사업하다 ‘뿌까’로 대박
최근엔 ‘아둥가’ 개발 주가 올려
올 하나은행챔피언십 출전 전원에
선수이름 새긴 헤드 커버 선물


국내에서 손꼽히는 캐릭터 전문 개발기업 ㈜부즈클럽의 김유경(45) 대표는 캐릭터 ‘뿌까’에 이어 최근 ‘아둥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즈클럽 사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인천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을 통해 골프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출전자 78명 전원에게 아둥가 헤드 커버 세트를 선물하면서 선수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골프를 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헤드 커버나 액세서리를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고, 그 역시 골프와 관련된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헤드 커버를 시작으로 골프용품 업체들과 제휴한 캐릭터 용품에도 눈을 돌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홍익대 미대(산업디자인) 출신으로 광고대행사, 팬시 회사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1999년 형과 함께 스튜디오 개념의 화실을 운영했다. 1년 만에 개발한 여러 캐릭터 가운데 뿌까가 ‘대박’의 인기를 누렸다.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먼저 알려지면서 당시 대세였던 ‘마시마로’와 ‘졸라맨’의 인기를 따라잡았다. 뿌까는 의성어에서 따온 캐릭터다. 이어 음료수 캔에서 힌트를 얻고 동물(애니멀)을 합성한 ‘캐니멀’도 론칭했다. 스페인, 영국업체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EBS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현재 시즌3를 만들고 있다. 론칭 4년을 맞이한 아둥가는 프랑스업체와 공동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다.

김 대표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 뿌까로 한창 주가를 올릴 무렵. 해외 전시회에서 봉제인형 등 캐릭터 제조사를 만날 때 골프 이야기만 나오면 대화가 단절됐다. 골프와 담을 쌓고 살았던 김 대표는 언제부턴가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고, 무엇보다 중요 정보가 골프를 치면서 오간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를 배우기로 마음먹은 김 대표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대학 동창 둘을 끌어들여 셋이서 동시에 입문했다. 셋은 새벽에 일어나 오전 7시 골프연습장에서 만났다. 은근히 경쟁이 붙은 탓에 서로 모르게 각자의 지인들과 골프장에 갔다. 정작 셋의 동반 라운드는 2년 만에야 성사됐다. 골프 약속이 잡히자 며칠 동안 더욱 열심히 연습했다. 손에 물집이 잡힌 친구도 있었다. 이전까지 80대 후반에서 90대를 쳤다고 서로 주장했지만 긴장한 탓인지 모두 100타를 넘겼다.

지금도 셋만 모이면 ‘노터치 플레이’로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드롭 없고, 멀리건도 없고, 있는 그대로 치면서도 그런 긴장감을 즐긴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처음 배울 때 ‘이러다 말겠지’라며 시작했지만, 친구들과의 경쟁구도는 지금까지 골프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78타. 4년 전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에서 작성했다. 변호사 그룹이었는데 한 자리가 비자 김 대표가 대타로 출전했던 것. 생애 최고의 스코어를 작성했지만 동반자 2명은 73타, 1명은 75타를 쳐 팀 꼴찌였다.

김 대표는 주 3회 라운드했을 만큼 골프에 가장 빠졌을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라운드 때마다 카트에 맥주를 싣고 다닌다”며 “맥주를 마시면 긴장이 풀어져서 좋고, 또 활력소가 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김 대표는 ‘아이언의 달인’으로 통한다. 아이언으로 처음 공을 맞혔을 때 손끝에 전해지는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는 김 대표는 지금도 아이언만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 김 대표의 캐디백에는 드라이버 외에 우드는 단 1개도 없다. 드라이버로 평균 230m를 보내는 김 대표는 롱 아이언으로 180∼200m까지 보내는 편. 그 역시 처음엔 우드를 잡고 쳤지만 칠 때마다 후회막급. 우드로 치면 5번 중 2∼3번은 ‘뒤땅’이나 ‘톱볼’을 치기 일쑤였다. 심지어 우드로 치면서 아이언처럼 디벗을 냈고, 그동안 샤프트가 부러진 것도 여러 차례다. 그래서 아예 우드를 빼놓고 다녔고, 그 공백을 다양한 아이언으로 채웠다. 아이언은 세트개념이 아니다. 2번, 3번, 4번 등 롱아이언은 브랜드별로 여러 개를 갖고 있다. 웨지도 62도부터 4개를 넣고 다닌다. 3번 아이언으로 200m를 보낸다는 김 대표는 다운블로로 공을 치다 보니 라운드 후면 늘 손목과 팔꿈치 통증이 찾아온다고 하소연한다.

80대 중반의 안정적인 애버리지 골퍼인 김 대표는 예전에 골프를 인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배경이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였다. 코스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를 향해 그의 코치가 “골프라는 게 원래 그대로 치는 것이야. 계속 치면 나올 수 있다”고 거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올드코스에서 꼭 한번 라운드하는 게 꿈이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유일하게 상대를 배려하고 칭찬하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김 대표는 캐릭터를 활용해 식기, 화장품, 인형 등 200여 개 품목에 당장 적용할 수 있고 국경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캐릭터 산업은 적용 부문이 무궁무진하다고 얘기한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서 매년 4000여 종의 캐릭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히트상품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캐릭터 산업은 하나만 성공하면 부수적으로 제조업에 파급효과가 크다. 캐릭터 하나로 로열티 수입의 10배 이상을 제조업 파트너들이 가져갈 정도로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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