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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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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상에서 ‘불고기’란 말의 어원을 놓고 희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라는 분이 ‘불고기’가 일본 음식 이름 ‘야키니쿠(燒肉)’를 번역한 말이며,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말이라 주장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주장에는 ‘불고기’라는 말이 일제강점기 이전의 문헌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불고기’라는 말은 옛 문헌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필자가 찾은 최초의 것은 1931년 2월 9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연재소설 ‘대도전(大盜傳)’에 나오는 ‘불고기’이다. “어제 잡은 꿩이올시다. 양념이 업서서 맛은 업지마는 이러케 먹는 불고기도 먹어나면 미상불 별다른 맛이 남니다.”(원문 그대로)의 ‘불고기’가 바로 그것인데, 여기서는 ‘불에 직접 구워 먹는 꿩고기’를 가리키고 있다. 이후에도 ‘불고기’라는 말이 1930년대 소설이나 신문 기사에 종종 나오며, 주로 쇠고기를 가리키고 있다.

‘큰사전’(1950)에서는 ‘불고기’를 ‘숯불 옆에서 직접 구워 가면서 먹는 짐승의 고기’로 기술하고 있다. 어떤 짐승의 고기든 불을 가까이 놓고 직접 구우면서 먹는 음식이 원래의 ‘불고기’인 것이다.

이런 요리 방식의 고기 음식은 주로 평안도에서 즐겼고, 특히 평양의 명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의당 ‘불고기’는 평안도 방언이 된다. ‘불고기’가 옛 문헌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바로 이것이 방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불고기’라는 말은 이미 일제강점기에 서울말에 들어와 있었지만, 자리를 잡은 것은 1945년 광복 이후로 보인다. 시인 김기림 선생은 ‘불고기’란 말이 평양에서 올라와 삽시간에 퍼졌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평안도 출신의 국어학자인 이기문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불고기 이야기’(이기문·2006)라는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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