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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은희 ‘꽃반지 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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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토끼풀이 무리 지어 꽃을 피운 들판, 하얗게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 아침 이슬 내려앉은 상큼한 풀밭, 잔잔한 바다에서 찬란하고 애잔하게 빛나는 물비늘. 그런 곳을 스쳐온 바람의 느낌이 밴, 영롱하면서 애절한 음색의 가수 은희(67)를 상징하는 노래는 외국곡을 번안한 ‘꽃반지 끼고’다. 그 노래가 타이틀곡인 그의 첫 솔로 음반은 5000장만 팔려도 ‘사건’이던 1971년 당시 7만 장도 넘게 팔렸다.

‘루루루루’하는 후렴을 뺀 가사 1∼2절은 이렇다. ‘생각난다 그 오솔길/ 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 다정히 손잡고 거닐던 오솔길이/ 이제는 가버린 가슴 아픈 추억// 생각난다 그 바닷가/ 그대와 둘이서 쌓던 모래성/ 파도가 밀리던 그 바닷가도/ 이제는 가버린 아름다운 추억’. 그러곤 속삭이듯 읊조린다. ‘정녕 떠나버린 당신이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어요. 여기 당신이 준 꽃반지를 끼고 당신을 생각하며 오솔길을 걷습니다’. 3절은 ‘그대가 만들어준 이 꽃반지/ 외로운 밤이면 품에 안고서/ 그대를 그리네 옛일이 생각나/ 그대는 머나먼 밤하늘에 저 별/ 저 별’ 하고 끝난다. 본명이 김은희인 제주 출신의 그는 1970년 상경해 무명 통기타 가수로 활동했다. 그해에 한민(본명 박윤기)과 함께, 이탈리아어로 ‘개구리와 두꺼비’라는 뜻의 혼성 듀엣인 라나 에 로스포를 결성해 데뷔 음반에 담을 노래 ‘사랑해’를 녹음했다.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간 뒤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하고 시작하는, 중앙대·서강대 학생 오경운·변혁이 작사·작곡해 대학가에서 1960년대 말에 불리던 명곡이다.

1975년 미국 유학을 가기까지 37장의 독집 음반을 내며 ‘꿈길’ ‘회상’ ‘등대지기’ ‘연가(戀歌)’ 등 많은 명곡을 남긴 그는 1985년 귀국해 제주 전통의 감물 들인 갈옷을 제작·보급해왔다. 1989년엔 ‘보셨나요’라는 뜻의 제주 방언인 ‘봅데강’ 패션브랜드를 만들었고, 2003년에 전남 함평에 정착해 간헐적으로 무대에도 서 왔다. 그런 그가 격식을 갖춘 단독 공연으로는 처음인 ‘은희 컴백 콘서트-꽃반지 끼고’를 오는 1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갖는다. ‘향수’로 널리 알려진 이동원이 특별 초청가수로 함께 노래한다. 나이를 뛰어넘은 은희의 육성 노래들을 통해 또 감동에 젖는 사람이 많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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