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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原電기술의 성지” 찬사 받았었는데… 대덕 원자력 밸리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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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직원들 사기저하·고용불안
脫원전 정책에 천덕꾸러기 전락


세계적인 원자력 기술 집약지역으로 성가를 높이던 대전 대덕 ‘원자력 밸리’가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원자력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 산업체, 규제, 교육기관 등이 밀집한 국내 최고의 원자력 기술 ‘성지’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시행 이후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11일 대전시와 대덕연구개발특구 관계자에 따르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대덕 원자력 관련 시설 집적지의 관련 기관과 종사자 상당수가 사기저하와 고용 불안, 연구의욕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대전 유성구 덕암동 일대 원자력 밸리는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본산으로 반경 10㎞ 이내 거리에 한국원자력연구원(사진), 한전원자력연료㈜,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원자력 관련 벤처기업 등 원자력 연구개발(R&D)·산업체·안전규제·교육기관이 몰려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전문인력만 6000여 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한국 원자력 R&D의 심장이다.

한전원자력연료에 근무하는 A(45) 씨는 올 들어 무려 4개월여 동안 제품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패닉상태에 빠졌다. A 씨는 “460여 명의 근로자가 장기간 일손을 놓고 교육 등으로 최소 근무시간만 때우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당장 임금손실과 함께 고용 불안과 회사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의 박사급 연구원 B 씨가 전하는 연구 현장 분위기는 참담하다. B 씨는 “최근 정부 쪽에서 예산을 정해주면서 공무원들이 은근히 연구 방향을 유도하는데 ‘이런 연구만 하라’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돈줄을 쥔 쪽이 원하는 가동 원전 안전성·원전 해체 기술연구 위주로 연구 인력 배분과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원천기술 확보를 눈앞에 뒀던 기존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중도 폐기될지도 모를 운명에 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과거에는 박수받고 일하던 원자력 종사자들이 ‘원전 마피아’로 적폐세력 취급을 받고 있다”며 “해외 학계와 업계에서는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한국의 탈원전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한 관계자는 “한국형 경수로 개발과 원전 수출 등의 업적을 통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기술 자립’과 원전 수출국 위상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지역이라는 자부심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옛말이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mail 김창희 기자 / 전국부 / 차장 김창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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