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이란 교역중단 위기… 수출 미수금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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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거래 예외 인정 못받을듯
원유수입 ‘0’… 미수금 2300억
은행들 결제 시스템 중단 나서

미국과의 이란산(産) 원유 도입·이란 금융기관과의 금융 거래 예외국 인정 협상이 난항을 거듭함에 따라 오는 11월 5일부터 원유 수입을 비롯한 이란과의 교역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현재 파악된 한국 기업들의 대(對)이란 수출 미수금은 약 2300억 원으로, 이란과의 교역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수금 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원유 도입과 수출입 원화 거래 예외국 인정을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지만 협상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협상에 정통한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효과적인 대이란 제재를 위해 예외국 인정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이를 밀어붙이고 있어 현재로선 예외국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일본 등은 이미 지난 8월 이란산 원유 도입을 중단한 바 있다. 중국, 인도, 터키 등은 이란산 원유 도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 이들 국가 기업들도 미국 제재가 두려워 도입량을 계속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출 미수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대이란 수출 미수금은 약 2300억 원(약 350건)이다. 이란과의 교역이 점점 줄어들면서 해운,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미수금 규모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부터 예외국 인정을 받아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에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결제계좌를 만들어 원유 등을 수출한 뒤, 그 한도 안에서 한국 기업들의 물품을 구매해 왔다. 2015년 7월 이란핵합의(JCPOA) 이후에도 이 거래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 8월 이후 원유 거래가 제로가 되면서 이란의 수입 여력은 크게 떨어졌고 심지어 수출대금까지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이르면 이번 주 이란 교역 한국 기업에 대한 신용장 매입을 중단키로 했고, 예외국 인정을 받지 못하면 이란 원화 결제계좌를 폐쇄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월 이미 이란 교역 관련 유로화 결제 시스템을 중단한 바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 JCPOA 탈퇴 발표 이후 지난 8월 6일 이란 제재 내용을 공식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란산 원유·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거래, 이란 금융기관과의 거래 등에 대한 제재는 유예 기간을 두고 11월 5일부터 시작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