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향하던 票心 어디로?… 與차기대선 구도 향배 주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축하합니다” 노무현재단 전임 이사장인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신임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선거 불출마’ 향후 전망

최근 여론조사 11% 지지도
이낙연·박원순과 오차범위
일각 “주류 적자 경쟁 불가피
친노·친문 분화할 것”전망도

잠재적인 여권의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던 유시민 신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음에 따라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노무현재단이 회원 수만 5만 명에 달하는 ‘조직’을 갖고 있고 최근 유 이사장에 대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에 들었다는 점에서 유 이사장이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영향력’ 행사는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장에 나선 유 이사장은 미리 준비해 둔 원고에서 현실 정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수차례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물었지만 단호한 입장을 되풀이해 이사장 취임이 정계 복귀의 수순이자 계기라는 일각의 해석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차기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이 경쟁에서 줄줄이 낙마한 상황에서 유 이사장이 정계 복귀 의지를 내비칠 경우 상당한 가능성과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며 “유 이사장에게 주목했던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기대와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도 주목할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포인트) 유 이사장은 11.1%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12.7%), 박원순 서울시장(11.5%)을 오차 범위 내에서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6.6%), 이재명 경기지사(5.8%), 김경수 경남지사(3.1%) 순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계복귀도 하지 않은 유 이사장에게 10% 이상 지지가 몰린 것은 친노·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표심이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민주당의 차기 구도는 결국 이 표심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나 유 이사장 등이 모두 친노로 분류되는 만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친노·친문 진영 간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문 진영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결국 여권 내부에서 ‘주류 적자’를 두고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