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가 서버 수요 촉발… D램 수요, 향후 2년 지속할 것”

세계 5大 컴퓨터 제조사
대만 ‘에이서’CEO 밝혀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 5대 컴퓨터 제조사 CEO가 “향후 2년 동안 D램 수요는 (견조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에이서의 제이슨 첸 CE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에는 (빅데이터 혁명과 더불어) 5세대(5G) 이동통신이 또 다른 서버 수요를 촉발할 것”이라면서 “D램값은 (낸드 플래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3분기 이래로 계절적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4분기 중 시작되는 생산설비 증가는 점진적이어서 가파른 가격 하락을 초래할 것 같지 않다”고 D램 시황을 진단했다.

에이서는 포춘 100대 기업이자 세계 5위 노트북 제조사로 메모리 주요 수요처인 서버, 스마트폰 등 제반 정보기술(IT) 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메모리 수급 상황을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첸 CEO의 이 같은 발언은 메모리 반도체 경기의 호황 국면이 큰 틀에서는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자국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앞서 “애초 예상보다 4분기 D램값 하락 속도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첸 CEO는 “중국이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것이나 당분간은 메모리 산업에 어떤 주요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자체적으로 만든 기술과 생산 효율이 안정적이고 경쟁적일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서는 중국에 100% 생산 기반을 두고 있고, 첸 CEO는 중국 사정에 정통한 IT인 중 한 명이다. 그는 비메모리 반도체 대표 회사인 미국 인텔, 대만 TSMC의 고위 임원을 지내기도 했다.

첸 CEO는 “낸드 플래시값 하락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들이 첨단 생산설비를 속속 가동하고 있는 것은 서버,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등의 시장 확산과 맞물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낸드 플래시 기반의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를 낙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낸드 플래시값 하락은) 다양한 기기의 폭넓은 메모리 용량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