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바른미래에 ‘先연대 後통합’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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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文정부 함께 맞서야”
손학규 “총선서 없어질 정당”
바른미래 내부선 다른 흐름도

자유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향해 ‘선 정책 연대, 후 통합 논의’ 카드까지 제시하는 등 연일 보수 대통합을 위한 군불 때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인사들과 무소속 차기 대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가운데,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기선제압식 의견 개진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15일 통화에서 “지금은 야당끼리 주도권 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문재인 정부와 맞서야 할 때”라며 “한국당이 보수 대통합을 주장한 것은 방향성을 얘기한 것이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 대 당 통합까지는 당장 아니더라도 정책적 조율을 통해 같이 투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나 유승민 의원 등 누구든,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잇단 선거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에 의뢰한 보고서가 16일 도착하는 만큼 이를 토대로 조만간 의원총회를 개최해 당 개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지난 8월 한국당 의뢰를 받아 일반 국민 1500명을 직접 대면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개혁이 필요한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인적 쇄신을 비롯한 내부 혁신과 보수 통합 등의 방향성을 설정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통합을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꿈틀대는 모습이다. 차기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최근 바른정당 출신 측근들과 개별 접촉해 향후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유 의원을 최근 만났는데, 통합을 위한 통합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든 통합에는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더라”며 “명분이 충분히 만들어져야 하는데, 여전히 현시점에서는 그런 부분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과 통합이란 것은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 당에서 (한국당으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당이 오는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없어질 정당이라 본다. 촛불혁명의 청산 대상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라며 “(한국당은 스스로) 쇄신하겠다고 했으면 쇄신부터 해야지 무슨 야당 통합이냐”고 날을 세웠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