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의 발레리나 꿈, 11벌 의상으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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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31일부터 공연

스파이활동보다 女무용수 초점
佛 발레단 입단 좌절 비화 조명
김지영· 박슬기 등 대거 출연
해외 스태프 참여 ‘글로벌무대’

“ 주인공 ‘마타하리’가 11벌의 의상을 입는데, 특별한 볼거리가 될 거에요.”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발레 ‘마타하리’ 무대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발레단 관계자의 말대로 이 작품은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로 국내 팬을 만난다.

마타하리의 스파이 활동 보다는 발레리나를 갈망했던 그의 꿈에 초점을 둔다. 다채로운 의상이 무대에 등장해 마타하리의 몸짓과 함께 내면에 숨은 욕망을 표현한다.

마타하리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를 오간 여성 스파이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와 드라마로 많이 다뤄졌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는 기존 작품들과 달리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여성이라는 관점을 강조한다. 무용수를 꿈꿨지만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따라가야만 했던 비극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다. 마타하리가 프랑스 파리의 발레단 발레뤼스(Ballets Russes)에 들어가고 싶어 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비화(秘話)도 조명한다.

발레 ‘마타하리’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한 바 있다. 현재 국립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강수진 예술감독이 당시 슈투트가르트에서 활동하며 주역을 맡았던 작품이다. 강 감독은 국립발레단이 1993년 작품과 다른 새 무대를 꾸밀 수 있다고 판단, 지난 해에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에게 작업을 제안했다.자넬라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본 후에 발레단의 특징이 살아 있는 새 무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주 안무가로 활동했던 자넬라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예술감독과 발레학교장을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에서 예술감독을 지낸 안무가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남성중심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를 갈망한 마타하리의 사랑과 증오, 그리고 발레리나에 대한 꿈을 표현하고자 애썼다고 밝혔다.

김지영, 박슬기, 신승원, 이영철, 송정빈, 김희현, 이재우 등 국립발레단의 대표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안무가 자넬라 외에도 알렉산드로 카메라(무대 디자인), 카를라 리코티(의상 디자인), 자코 판타니(조명 디자인) 등 해외 스태프들이 참여해 ‘글로벌 무대’를 꾸민다. 티베리우 소아레가 지휘봉을 잡고, 코이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오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6회 공연. 문의 02-587-6181.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