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서 상추·김치·껍질째 있는 귤 재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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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가이드라인’ 제작

위생문제 없을 땐 예외 허용
생선회·초밥·절단과일 불가
“재활용 부추기나” 비판 확산

앞으로 식품접객업자는 뷔페음식점 등에서 채소와 과일, 땅콩류의 경우 남은 음식이더라도 재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생선회, 초밥, 김밥, 게장, 튀김, 잡채 등은 다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최근 유명 해산물 뷔페에서 안 팔리고 남은 회를 다른 음식과 혼합해 재가공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식품 당국이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처럼 재사용이 가능한 음식을 정리했다. 이를 놓고 정부가 음식 재활용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재사용 음식이란 점을 고객에게 안내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뷔페 등에서 남은 음식을 재사용할 수 있는 경우와 관련 기준을 담은 ‘뷔페음식점 등 위생 가이드라인’을 10월 중 전국 음식점에 배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자는 뷔페 등에서 손님에게 내놓거나 진열한 음식물은 원칙적으로 다시 사용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위생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식품은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상추·깻잎·통고추·통마늘·방울토마토·포도·금귤 등 채소와 과일류처럼 조리나 양념 등 혼합과정을 거치지 않은 식품은 재사용할 수 있다.

바나나·귤·리치 등 과일류, 땅콩·호두 등 견과류와 같이 외피가 있는 식품도 다른 물질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으면 다시 쓸 수 있다. 소금, 향신료, 후춧가루 등의 양념류와 배추김치 등 김치류, 밥처럼 뚜껑이 있는 용기에 집게 등을 제공해 손님이 먹을 만큼 덜어 먹게 진열·제공할 때도 재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손님에게 제공된 생선회, 초밥, 김밥, 게장, 케이크, 절단 과일(수박·오렌지 등)이나 공기 중에 장시간 노출된 튀김, 잡채 등은 산패나 미생물 증식 우려가 커 재사용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접객업자가 재사용이 불가능한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영업정지 15일에서 3개월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 지침 마련과 관련해 인터넷상에는 비판적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뷔페에서 채소와 과일, 김치 등을 젓가락으로 집었다가 다시 놓는 일도 있는데 이런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재사용한 음식임을 알려 손님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8월 해산물 뷔페 토다이 경기 평촌점은 안 팔리고 남은 게, 튀김류를 재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