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대통령비서실 접수’ 민원만 특별대우

한국당 김종석 의원 국감자료

과거 정부 ‘전담팀’운영 넘어
지난해 ‘특별민원심사과’신설
특별민원·중요민원 분류하며
주기적 모니터링 의무화하고
부처별 떠넘기기 차단 규정도
“특혜적 요소 점검·개정해야”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요 부처 민원 중 청와대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서만 과도한 특혜를 부여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권익위는 특히 이전 정부에서 ‘팀’으로 운영돼 온 청와대 접수 민원처리 전담기구를 문재인 정부 들어 ‘과’로 승격시키고, 관련 내부 규정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해 12월 대통령비서실에 접수된 서신 민원을 전담할 ‘특별민원심사과’를 신설했다. 권익위는 과거 정부에서도 대통령비서실로 접수된 서신 민원 처리를 위해 ‘전담팀’을 운영한 바 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대통령비서실로 접수되는 서신 민원이 급증하자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직제를 개편해 별도의 심사과를 신설한 것이다.

권익위는 또 대통령비서실 민원을 ‘특별민원’으로 지칭하고 대통령비서실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해 처리 기관을 지정한 민원을 ‘중요민원’으로 분류, 명칭부터 특별성을 부여했다고 김 의원실은 주장했다.

권익위가 현 정부 들어 지난 정부에서는 없었던 규정까지 신설하면서 대통령비서실에 접수된 민원은 일종의 ‘특별코스’를 밟듯 일반 민원에 비해 빠른 속도로 처리될 수 있게 됐다. 권익위 지침에 따르면 일반 부처에 접수된 민원과는 달리 대통령비서실에 접수된 민원의 경우 이른바 ‘핑퐁 민원(부처별 떠넘기기)’이 발생하면 대통령비서실이 주관하는 민원조정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처별 떠넘기기가 발생하면 대통령비서실이 직접 중재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또 대통령비서실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중요민원’으로 분류된 민원은 일반 민원과는 달리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실시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민원 처리 실적 파악을 국민신문고에 접수되는 일반 민원은 반기별로 실시하지만 대통령비서실 민원은 매월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각 기관별로 배분된 대통령비서실 민원 처리 상황을 취합하고 관리대장을 업데이트해 매월 대통령비서실에 정례보고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 사람의 국민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하는 만큼 대통령비서실로 보낸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접수한 민원보다 특별처리 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권익위는 특혜 요소를 점검·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