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하는데… 한국만 부담 늘려”

특례제한법개정안 입법예고에
항공업계 “수익성 악화” 반발
법안 통과땐 年356억 추가비용

정부가 10월 초 항공사들의 사업용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 혜택을 줄이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나라가 자국 항공운수산업 육성을 위해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 혹은 100% 면제를 해주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항공사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이달 초 입법 예고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자산규모 5조 원 이상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 바로 종료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항공기 재산세 감면 한시적 적용 등이다.

행안부는 그동안 모든 항공사의 항공기에 대해 세금 감면 조치를 해마다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취득세와 재산세 일부를 감면해줬다.

하지만 이번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항공사들에 대해 이러한 감면 조치를 종료하되 LCC에는 항공기 재산세(50%) 감면 5년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한국항공협회 등 항공업계는 행안부의 입법예고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FSC들은 이 법안이 국회 통과될 경우 연간 356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데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감면 혜택까지 줄어들게 되면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추세와도 정반대다. 중국·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홍콩·싱가포르·대만·필리핀·태국 등은 항공기 취득세·재산세를 100% 면제해주고 있다. 일본은 재산세를 90% 감면해주고 있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오너 리스크’로 FSC에 대한 여론 악화를 틈타 세수를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