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창의 아는 만큼 맛있다>고구마, 변비예방·다이어트 1석2조… ‘모양도 맛도 구수하구마∼’

  • 문화일보
  • 입력 2018-10-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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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철을 맞아 한창 시장에 출하 중인 고구마.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이나 안토시아닌 같은 영양성분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좋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식이섬유 풍부하고 포만감
칼로리 적은 간식으로 제격

전분 함량 따라 ‘밤·물’구분
‘호박·황금·꿀’은 다른 품종

가을에 수확해 겨울까지 둬
전분 → 당분 바뀌며 당도 ‘쑥’

구매 뒤 냉장고에 넣지 말고
통풍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샐러드·조림 등 반찬 별미
라테·스무디 음료로도 즐겨


누런 종이봉투 속 군고구마. 날이 추워질수록 기다려지는 겨울의 단짝 친구다. 구수하고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따뜻할 때 호호 불며 먹는 군고구마는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려준다.

고구마는 나팔꽃을 닮은 메꽃과(科) 식물이다. 다른 작물이 자라기 힘든 토양에서도 줄기와 잎이 뿌리 무게만큼 무성하게 자라 땅을 뒤덮는다. 재배가 쉽고 수확량이 많아 식량자원으로 가치가 높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키운다. 태풍이 몰아치거나 가물어도 고구마는 잘 버틴다. 하지만 추위에는 약하다. 그래서 추운 날에 주인집 안방을 차지하며 싹을 틔우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원산지는 중남미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사이의 따뜻한 지역이다.

고구마는 씨고구마를 싹 틔워 30㎝ 이상 자라게 한 다음 순을 잘라 심는다. 고구마 순을 비스듬히 묻어주고 그 아래로 뿌리가 내리도록 한다. 빠른 수확을 위해 비닐로 보온하며 4월 초부터 심기 시작한 것은 8월부터 9월까지 수확해 저장하지 않고 햇고구마로 내놓는다. 보통 5월에 심어 10월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수확한다. 서리가 내린 다음에 수확하면 저장성이 떨어진다. 밤고구마 수확이 호박고구마보다 보름가량 더 빠르다. 9~10월에 수확한 것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큐어링 과정을 거친 뒤 온도와 습도가 잘 조절되는 저온저장고에 넣었다가 이듬해 6월까지 판매한다. 옛날에는 썰어서 말려 두거나 땅속에 묻는 움저장법으로 보관했다. 저장고구마 소비가 거의 끝나가고 햇고구마가 나오기 전인 7~8월에는 고구마가 귀해 값도 비싸진다.

유치원 텃밭에서부터 대규모 영농에 이르기까지 규모는 다르지만, 전국 어디에서나 고구마를 키운다. 땅속에서 저절로 쑥쑥 자라는 것 같지만, 고구마 농사는 마지막 수확할 때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땅 위로 돋운 흙이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아야 고구마 수량이 늘어난다.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잔뿌리가 많아져 품질이 떨어진다. 잎과 줄기만 너무 무성하면 고구마가 실하지 못하게 된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덩굴을 걷어내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캐낼 때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구마 모양과 품질은 기후와 토양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토질에 따른 주산지가 있다.

고구마 품종 차이를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많다. 과거에는 고구마를 밤고구마와 물고구마로 나눴다. 밤고구마는 전분 함량이 높은 분질 고구마라서 먹을 때 밤처럼 포슬포슬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분질 고구마로는 1991년 육성된 신율미 품종이 있다. 이에 비해 전분 함량이 낮은 점질 고구마에는 물고구마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소비자 선호도가 낮아 요즘은 많이 재배하지 않는다.

물고구마의 빈자리를 호박고구마, 속노랑고구마, 황금고구마, 꿀고구마라는 이름을 붙인 고구마가 차지하고 있다. 이 이름들은 품종이 서로 다른 고구마 특성을 표현한 것이다. 고구마를 육질 특성에 따라 분질, 중간질, 점질로 구분할 때 중간질에서 점질에 해당하는 고구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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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구마에 대해 호박과 고구마를 접목한 것으로 오해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호박이 아니라 우수한 고구마끼리 나팔꽃을 이용해 형질을 조합, 우량한 품종을 선발한 것이다. 전 세계에는 껍질과 속살의 색이 다양한 여러 가지 품종의 고구마가 있다.

고구마의 단맛은 맥아당, 설탕, 포도당, 과당에서 온다. 9~10월에 수확한 고구마를 겨울까지 보관하면 전분이 천천히 당분으로 바뀌어 당도가 높아지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구마는 보관 중에 전분을 당분으로 만들어 싹을 틔울 준비를 한다. 그래서 밤고구마도 오래 저장하면 포슬포슬한 느낌이 줄어든다.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이나 안토시아닌 같은 피토케미컬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이 커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점은 고구마의 큰 장점이다. 또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겉으로만 봐서는 좋은 고구마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농협유통 농산팀 윤경권 팀장은 “상처가 있거나 자색 껍질이 심하게 벗겨져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 팀장에 따르면 만져 봤을 때 수축되는 느낌이 없는지 확인해 무르지 않은 것이 좋다. 또 굽거나 삶는 용도로는 조금 가늘고 긴 것이 적당하고 맛탕이나 요리용으로는 둥글거나 큰 밤고구마가 좋다고 부연 설명도 해준다.

고구마를 보관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곰팡이가 피지 않게 하는 것이다.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고 12~15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구마를 구입할 때도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쉽게 상하지 않는다. 구입한 고구마는 신문지 위에서 반나절 정도 펼쳐두어 표면 수분을 말린 뒤 햇빛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고구마를 너무 오래 보관하면 거미줄곰팡이에 의한 연부병이 가끔 발생한다. 이 곰팡이는 전분을 분해하는 능력이 매우 강해서 고구마를 물컹하게 만들어 먹을 수 없게 한다. 흑반병 곰팡이가 자라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을 먹으면 쓴맛이 나므로 피해야 한다.

고구마는 저장 중 손실이 많은 특징이 있다. 고구마를 오래 보관하다 보면 싹이 돋아나거나 썩는다. 한국도심공항 성은영 영양사가 제안하는 남은 고구마 알뜰 활용법을 한번 따라 해볼 만하다. 채소를 다져서 볶은 다음 삶은 고구마와 함께 으깨어 고구마 샐러드를 만들어 냉동실에 납작하게 얼려두면 끝이다. 피자에는 토핑으로, 샌드위치나 크로켓에는 속 재료로 꺼내어 쓴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 접시에 함께 올려도 좋고, 배가 고플 때는 전자레인지에 잠깐 가열해 먹으면 맛있다.

고구마는 용도가 다양하다. 뿌리나 잎자루를 식용으로 쓸 뿐만 아니라 가공도 한다. 전분 함량이 높은 품종으로 고구마 전분을 만들어 당면 원료로 쓴다. 자색고구마는 천연색소를 만드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고구마로 술을 만들고, 고구마와 줄기는 가축의 사료용으로도 쓴다.

반찬으로도 좋은 재료가 고구마다. 주사위 모양 고구마조림은 별미 반찬이다. 보통 고구마 줄기라고 불리는 잎자루나 끝순을 반찬으로 이용한다. 줄기와 잎을 연결하는 잎자루의 껍질을 벗긴 뒤 들깻가루로 무쳐 나물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으면 한여름의 별미로 영양적 가치도 높다. 생크림이나 우유를 넣고 부드럽게 으깨어 견과류를 섞어 먹는 고구마 샐러드도 반찬으로 좋다.

고구마는 겨울과 잘 어울리지만, 여름 음료로도 손색없다. 겨울에는 따뜻한 고구마 라테로, 여름에는 고구마 스무디가 좋다. 고구마는 달고 부드러우며 구수한 향기가 있어 제과·제빵 재료로도 잘 어울린다. 고구마 케이크, 고구마 피자, 고구마 마들렌, 고구마 파이, 고구마 빵까지 종류도 많다. 서울 삼성동의 제과점 델리유의 장영희 대표는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 때 고구마를 구워서 재료로 사용하면 구수한 풍미와 함께 고구마 고유의 식감을 더 잘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구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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