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DMZ 방문… ‘4·27, 9·19선언’ 이행 점검

지뢰 제거 화살머리고지 찾아
조명균·정경두 등 30여명 동행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지뢰 및 폭발물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강원 철원 지역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다. 이행추진위 위원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 외교·안보 관계자 30여 명이 동행했다. 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의 이행 조치를 직접 점검하는 것이다.

임 실장 등은 이날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 및 폭발물 제거 작업 현장 등을 5시간에 걸쳐 둘러볼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임명되고 나서 DMZ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행추진위 구성 후 첫 현장 방문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9·19 평양 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된 ‘판문점 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에 따라 시범적 남북 공동유해발굴 지역으로 선정됐다. 한국전쟁 휴전 직전인 1953년 중공군과 국군 간에 고지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져 국군전사자 유해 200여 구, 미국과 프랑스 등 유엔군 전사자 유해 300여 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지난 1일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조치로 지뢰 및 폭발물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임 실장을 비롯한 이행추진위의 이번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합의 사안들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앞서 남북 군사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 3차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남북 민간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왕래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세부 조치를 협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 조야 등에서는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가 북한 비핵화의 속도보다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