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파행·충돌 속에도 ‘송곳 폭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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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제·감시 충실‘국감 스타’

박용진 ‘유치원 비리’
유민봉·김동철 ‘고용세습’
박대출 ‘고용지표 꼼수개선’
정유섭 ‘탈원전發 손실비용’

지난 10일 개막해 17일로 8일째를 맞은 2018년도 국정감사가 파행과 충돌로 얼룩진 와중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의원들이 있다. 특히 야당 2년 차를 맞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에 서서히 적응해 가는 모습이다.

국감 초반부 최고 스타로 꼽히는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이 정부 지원금을 명품 구매, 해외여행 등에 쓰는 등 쌈짓돈처럼 사용해 왔다는 그의 폭로는 정부, 정치권뿐 아니라 학부모와 샐러리맨, 인터넷 맘카페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박 의원이 피소 우려 속에도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것은 폭로의 파괴력을 배가했다. 정부·여당은 다음 주 중 △비리 유치원 감사 결과 및 실명 공개 △현재 국공립유치원 등에 적용되는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 확대 적용 등을 골자로 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송 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에 끝을 보겠다”고 밝혔다.

귀족노조들의 고용세습 실태를 폭로한 의원들도 주목받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유민봉(한국당)·환경노동위원회 김동철(바른미래당) 의원이 그들이다. 유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들의 친·인척이 대거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정규직화하고 있는 실태를 밝혀내기 위해 약 1년을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이 공기업 노조 고용세습을 까발렸다면 김 의원은 민간 대기업의 실태를 폭로했다. 이를 통해 15개 대기업이 단체협약에 노조원 자녀 우선·특별 채용 조항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대출(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알바’ 수준의 단기 일자리를 통해 악화된 고용지표 개선을 꾀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야권은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쥐어짜는 비정상적 국정 운영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유섭(한국당) 의원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손실을 전기요금으로 메우려는 정부의 꼼수를 지적하고, 원전 핵심 두뇌의 해외 유출 문제를 지적했다.

민병기·김윤희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