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혁명수비대 자금줄’ 은행·기업 제재

멜라트 은행 등 총22곳 포함
미국내 자산 동결·거래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최정예 부대인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이란 은행과 기업 등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로 대이란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제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미국은 오는 11월 2차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나가는 모양새다.

16일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이란 IRGC와 산하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의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 은행과 기업 등 22곳에 대해 제재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제재 리스트에는 멜라트 은행과 시나 은행, 파르시안 은행, 메흐르 에크테사드 은행 등 4개 은행과 네긴 사헬 로열 컴퍼니 등 5개 투자회사 등이 포함됐다. 철강업체 모바라케 철강, 농기계업체 이란트랙터 등도 리스트에 올랐다. 이들 업체들은 IRGC와 바시즈 민병대의 자산을 은닉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된다.

재무부는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기업들은 IRGC가 테러 자금 마련을 위해 어떻게 주요 산업과 경제 영역에 침투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IRGC는 어린이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켜 시리아로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국제사회는 IRGC 및 바시즈 민병대와 연관된 회사들과 거래하는 것은 인도적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5월 이란 정예부대 쿠드스부대에 자금을 제공한 이란 기업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고 테러단체 자금 지원에 관여한 혐의로 바리오라 세이프 당시 이란 중앙은행 총재 등을 제재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4일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2차 제재에 착수한다. 지난 7월 이란 정부의 달러화 매입 금지 등을 포함한 1차 제재를 가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지는 2차 제재다. 미국은 이란이 원유 판매 수입을 중동 지역 테러리스트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애초에 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끔찍한 협상”이라며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발표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